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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ggis Khaan Power Trips/2012 유럽횡단여행+중국

용감한 단독 유럽횡단여행기(프랑스 파리 편 1)

 

 

 부제: 파리, 그 낭만에 젖어들다!

 

 

 가는 동안, 수제 초콜렛 가게에서 산 곰모양의 젤리를 한입 맛봤다(누가봐도 영락없는 꼬마곰 젤리였다). 우와!!! 바로 이맛이다!!!+_+ 벨기에에서 산 젤리는 쫄깃쫄깃하면서도 지나치게 달지 않았으며 내가 선호하는 담백하게 달콤한 그 맛이었다. 게다가 맛도 다양했다. 녹색=사과맛, 빨간색=딸기맛, 주황색=오렌지맛, 누런색=파인애플맛, 노란색=레몬맛, 살구색=살구맛, 거기에다 양도 많은 편이었다. 한입한입 맛보면서 잠시 어렸을때 즐겨먹었던 꼬마곰 젤리를 떠오르며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됐다. 그리고 어느덧 스르르 잠에 빠지게 된다.

 

 정신이 들어 깨어났을 때, 열차는 정차해 있었다. 어딘지 확인하기 위해서 사람 붙잡고 물어봤는데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이라고 한다. 오 마이 가앗!!!!!! 퍼뜩 정신이 든 나는 짐을 잽싸게 챙기고 부리나케 열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짐 및 소지품을 확인사살했다. 백팩, 크로스백, 초콜렛이 담긴 종이백 모두 무사했다. 핸드폰 시계는 오후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와~ TGV도 빠르긴 빠르구나~)

 

 

프랑스 고속열차 TGV(떼제베)

 

 

 L누나가 일러준 대로, Malakoff 역(예약해둔 민박집의 근처 역)으로 가기 위해 티켓자판기로 갔다. 자판기는 오로지 동전 아니면 체크 및 신용카드 결제만 가능하게 되어있었다. 시중에 있는 현금은 지폐밖에 없었고 카드는 하나체크카드랑 씨티은행 국제현금카드,국제체크카드가 있었다. 먼저 씨티은행 국제체크카드로 시도해봤다. 자판기는 매정하게도 내 국제체크카드를 바로 거부했다. 이번엔 학교에서 쓰는 하나체크카드로 시도해봤다.(그 계좌 잔고는 텅 빈 상태) 근데 하나카드를 넣었을 땐 자판기는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아무래도 벨기에 호스텔에서 핀번호(비번)를 세 번 틀려먹은게 화근인 듯 했다. 이 애로사항은 나중에 민박집 070전화기를 이용해서 씨티은행에 말하기로 하고 매표소로 가서 현장구매를 했다. 공항에서 시내(Malakoff)까지 가는 티켓은 9.5유로. 지하철을 타면서 L누나가 일러준 Malakoff역까지 오는 방법이 담긴 카톡대화내역을 봤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건 뭐?? 그건 바로 지하철 노선어플!!! 그 지하철 어플은 전세계의 지하철 노선을 다 볼 수 있지만 오프라인으로 사용하려면 다운받아야 했다. 이럴 줄 알고 출국 전에 내가 갈 도시(암스테르담,브뤼셀,파리,빈,바르샤바,키예프,베이징)의 노선들을 다운받아놨다. 전날, 벨기에 지하철을 이용했을 때, 그 지하철 노선어플 덕에 어렵지 않게 환승 및 목적지 탐색이 가능했다.

 

 공항에서 파리 노르드역(북역)까지 오는 데에만 대략 한 시간 근접하게 걸린 듯 했다. 지하철을 환승하기에 앞서 그 누나가 알려준 노선을 비교하면서 노선도를 봤는데 그 누나가 알려준 노선에 목적지는 없었다. 목적지는 다른노선에 있었다.(흐미~) 다시 꼼꼼하게 봤더니 목적지는 다른 노선에 있었다. 그 지하철 노선어플이 아니었으면 난 지하철을 잘못 갈아타서 헤매면서 난리부르스를 췄을 것이다. 어쨌든 공항에 온 지 두 시간만에 Malakoff 역에 무사히 도착했다.

 

 

말라코프(Malakoff) 역

 

 

 도착하자마자 L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누나가 일러준 대로 굴다리를 지나 쭉 직진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 누나가 일러준 Jukebox와 Pet music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 누나가 거짓말을 칠 리는 없었고... 쭉 직진하다 보니 작고 아담한 공원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Pet music과 Jukebox가게는 보이지 않았다. 계속 헤매다가 결국 주변사람들한테 길을 물어보게 되는데 길을 물어본 사람들 모두가 펫뮤직과 쥬크박스가 어디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그러더이다~ㄷㄷㄷㄷ 그 누나한테 문자를 보내봐도 답장은 즉각 오지 않았고 핸드폰 배터리는 이제 거의 없고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렸다.ㅜㅜ 난 너무 답답해서 굴다리 부분부터 오는방법 다시 문자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 누나는 민박집 070 전번을 주더이다~ㅡㅡ 일단 번호를 받은대로 전화를 해봤는데 수화기엔 알 수 없는 불어가 흘러나왔다. 두 시간동안 헤맨 끝에 마침내 멘붕상태에 다다르게 되고...ㅡㅡ 그 타이밍에 그 누나는 약 한 시간뒤에 돌아올 예정이니 자기가 돌아올 때 까지 역앞에서 꼼짝말고 기다리랜다. 별 수 없이 나는 기다리는 동안 아까 그 공원으로 가서 잠시 풍경을 감상하기로 한다.

 

 

찾아가는 길: Malakoff 역에서 굴다리를 지나 쭉 직진하면 된다.

 

 

 예정된 시간이 되어서야 L누나가 왔는데 두둥!!! 럴수럴수럴수럴수가!!!!! 카톡사진과 실물이 완죤 딴판이었다 ㄷㄷㄷㄷㄷㄷ(기대와 환상이 깨지는 그 순간이었다) 아무튼, 외모는 아무래도 좋다.(지금 외모 따질 처지인가~-_-) 그 누나랑 동행해서 예약해둔 민박집까지 걸어갔는데 오, 마이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나는 두 시간동안 반대방향쪽으로 가서 삽질,곡괭이질,망치질,거기에다 호미질까지 하고 앉아있었던 것이다.(이걸로써 나의 길치스타일 룩이 완성되는 순간이구나!! 제대로 등신인증을 해버렸네...ㅠㅠ) 어쨌든 파리에 입성한지 약 네시간 만에야 겨우 민박집에 도착했다.ㅜㅜ 안에 들어가봤더니 그 누나는 이미 많은 일행을 만들어 둔 상태였다. 약 몇초간 배신감이 들었다.(이건 배신이라고 볼 수가 없다. 사실 내 오버가 만든 스스로의 결과물이다.) L누나는 일행들에게 나에 대해 이렇게 심한 길치는 처음봤다고 그런다.ㅠㅠ

 각설하고, 덩치크고 머리가 희끗하신 사장님께서 나를 맞이하셨다. 들어가서 체크인과 동시에 내부 규칙을 간단하게 듣고 나비고(지하철이용권)를 지급받고 침대를 배정받음과 동시에 짐을 벗어던졌다. 발가락이 아파서 잠시 양말벗고 발가락 상태를 봤는데 오른족 엄지발가락의 물집은 커지고 있는 상태였고 약발가락에도 물집이 자라고 있는 상태였다. 당최 파리는 2박3일 일정으로 잡아놨는데..., 젠장, 이 상태에서 빡빡한 여행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얼마동안 고민을 하다가 결국 파리에 1박 더 추가해서 3박4일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저녁이 나와서 민박집 사람들이랑 같이 식사했는데 L누나의 일행분들은 내가 말할 때 마다 깔깔거리며 웃더이다.-_-(으으으 뭐지, 이건 뭐지~??)

 

 저녁 8시쯤 됐나, 해는 이제 서서히 지기 시작하고, L누나와 일행들은 관광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때, 나도 그 팀을 쫓아가기로 했다. 이렇게 우리는 라데팡스(신 개선문)부터 먼저 가기로 한다.

 

 

 

 

 

 

 다들 라데팡스 위에 올라가서 파리를 감상하겠다고 그랬는데 그중에서 나랑 다른 한 명의 여자분은 라데팡스에 안오르기로 한다. 그 여자분은 박물관 패스를 민박집에다 놓고왔다는 이유로, 나는 추후 에펠탑 꼭대기에서 파리를 감상하고 싶은 이유다. 그렇게 의논을 하다가 나를 제외한 여자분들은 라데팡스에 올라서 파리를 감상하기로 하고, 나 또한 분위기에 휘말려서 라데팡스에 별 수 없이 오르려고 하는데 L누나가 힘들게 돈모아서 해외에 왔는데 돈을 그렇게 쉽게 쓰려하면 어떡하냐, 가고싶고 하고싶은 데에 돈을 써야되지 않느냐면서 에펠탑 쪽에서 만나기로 약속잡았다.(그래도 멘탈은 갑인데?ㅋㅋ)

 라데팡스 사진을 더 찍다가 슬슬 에펠탑가러 지하철입구로 발걸음을 돌리는데 뒤에서 '엑스뀌즈 뫄'라는 소리가 들렸다. 금발의 백동생이 깜빡한 카메라 케이스를 내게 내밀더이다. 정신줄 놓다가 클날뻔했네 ㄷㄷㄷㄷ, 꼬마야 고마워 ㅋㅋ

 

 지하철 입구로 들어서서 오른편 구석쪽에 기념품 가게가 있었다. 내 눈에 잘 띄인건 에펠탑 모양의 열쇠고리였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색깔들이 즐비하더이다 ㅋㅋ 게다가 가격도 꼴랑 개당 0.3유로, 아이구~ 가격도 참 착하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펠탑엔 밤에도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아! 이게 TV나 책속에서만 보던 그 에펠탑이었구나!!!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 본 에펠탑은 거대하고 웅장했다. 불빛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에펠탑과 사이요궁 사이엔 회전목마도 있었다. 환하게 비춰지는 회전목마의 분위기가 에펠탑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한층 더했다. 순간, 지금 내게 필요한건 뭐??! 그건 바로 여자친구!!! 그러나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마음은 핑크빛의 낭만에 젖어있는데 내가 처한 상황은 옆구리가 허전한 싱글.ㅠㅠ 그리고 밤바람은 차게 느껴졌다.

 

 만나기로 한 L누나와 그 일행분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돌아다녀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그러다가 시각은 벌써 1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대로 있다가 지하철이 끊길지도 모르기에 일단은 민박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내일 이른아침에 L누나가 귀국한다고 한다. 근데 이상하게도 그 누나한테 남는 아쉬운 감정은 별로 없었다.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카톡에서 대화를 서로 알콩달콩하게 나눴는데도 말이다. 결국 기대했던 짧고 굵은 로맨스는 물거품이 되었다. 아니, 내가 혼자서 오버 떨었다는게 더 맞는 표현이겠다 ㅋㅋ 다행히도 그녀에 대한 슬프거나 아쉬운 감정은 없었다. 이렇게 달콤씁쓰름한 파리에서의 첫날 밤은 끝이 나게 된다.

 

 아침이 밝아왔다. 한 8시쯤 되어서야 잠에서 깼다. 아침은 담백한 떡국으로 나왔다. 이게 얼마만에 먹어보는 한식인가!

 식사를 다 마치고 씻고 나오는데 발가락에 부어오른 물집이 자꾸 거슬렸다. 갑자기 군복무 시절에 행군하다 물집이 잡혀서 엄청나게 고생했던 때가 생각났다. 어떻게 하면 물집을 확실하게 없앨 수 있을까? 네이버 지식in을 검색해봤다. 찾아본 것 중에서 가장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방법은 물집을 터뜨린 뒤 터뜨린 부분에 밴드를 붙이는 것으로 보였다. 감기약,설사약,소화제,연고 후시딘,염좌용 연고는 챙겨왔는데 정작 밴드는 챙겨오지 않았다.ㅠㅠ 사장님께 양해를 구해서 밴드를 얻고 챙겨온 손톱깎이를 이용해서 각 물집에 구멍을 내어 물을 빼낸 뒤, 물집 껍데기 일부를 뜯어내고 그 자리에 후시딘 연고를 발라서 밴드를 붙이는 응급처치를 했다. 제발 물집이 다 낫기를! 아직 여행지는 많이 남아있고 가야할 길은 많단 말이다! 마침 L누나가 귀국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심히 귀국하라는 간단한 인사 뒤, 민박집 내에 비치되어있는 가이드북을 찬찬히 살펴봤다. 음.... 오늘은 어디를 돌아다녀볼까....? 고민고민하다 오늘은 퐁뇌프교,노트르담 성당,뤽상부르 공원, 그리고 해질녘에는 민박에서 일행을 만들어서 바토무슈를 타기로 한다. 이리하여 가이드북을 들고 먼저 찾아간 곳은 퐁뇌프교.

 

 당최 나는 출국 전에 L누나랑 만난 밤에 퐁뇌프교로 가서 벨기에에서 산 수제초콜렛을 선물해주고 로맨스를 만드는 엉뚱하면서도 알콩달콩한 상상을 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내게 로맨스를 허락해 주지 않았다. 난 언제쯤에 알콩달콩한 사랑을 맛볼 수 있는 것일까......?

 

 그런데 퐁네프교에 비쳐진 햇빛은 눈이 부셔서 썬글라스 없이는 도저히 눈을 뜨기가 힘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붙잡아서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해서 사진찍고나면 내 눈은 항상 감겨있거나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저기, 저한테 사진 잘 찍히는 법좀 가르쳐 줄사람 없나요?O_o)

 

 

 

 

 

 

 

 퐁네프교에서 바라본 센 강은 운치가 있었다. 혼자서 강변을 바라보는 거랑 연인과 함께 강변을 바라보는 것은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퐁네프교를 빠져나와 다리 밑에 센강을 따라 걸어보기도 하고 시떼 섬 주변도 여유롭게 걸어다녀보았다.

 

 계속 걸어서 룩셈부르크 공원은 찾고싶은데 다리가 다소 쑤시고 물집에 의한 통증도 좀 있는 상태였다. 어차피 내겐 무한정 이용이 가능한 나비고(지하철이용권)가 있다. 별 수 없이 지하철을 이용해서 바로 찾아간 뤽상부르 공원

 과연 그곳은 방대하고 넓었다. 우편에는 궁전도 있었고 가운데편에는 분수가 있었다. 맑은 날의 뤽상부르 공원은 비록 눈이 부셨지만 차를 마시면서 벤치나 분수대에 앉아 풍류를 즐기기 딱 좋은 곳이었다.

 

 

 

 

  

 그래서 지금 당장 필요한건 뭐?! 가이드 북에 소개되어 있는 근처 유명 카페를 찾기 시작했다. 공원 오른편 외곽에서 그 카페를 찾을 수 있었고 자리잡아 에스프레소 한잔의 여유속에 뤽상부르 공원과 그 거리를 감상하며 풍류를 즐기기로 했다.

 

 

이건 풍류를 즐기는거냐, 즐기는 척 하는거냐~

 

 

 

 거리는 아름다워 보였다. 공원은 시원해 보이면서도 탁 트인 공간이 쉬기 좋아보였고 꽃과 궁궐이 어우러져있는 분위기가 낭만적이었다. 구름이 잔뜩 끼인 맑은 날씨가 한껏 운치를 더해주었다. 차를 천천히 마시면서 파리에서 미래의 여자친구와 다니고 싶은 곳을 구상해보았다. 밤에 퐁뇌프교에서 진심이 담긴 사랑을 고백한 뒤의 달콤한 키스는 어떨까...? 해질녘, 바토무슈를 타면서 센강 주변의 야경의 낭만에 젖어들어 보는건 또 어떨까...? 그리고 사이요궁에서 에펠탑을 바라보면서 걷다가 회전목마타며 낭만을 그려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밤에 에펠탑 꼭대기에서 와인 한잔 시켜서 파리 시내의 전경을 음미해 보는건 또 어떨까...? 차를 마시고 거리를 감상하면서 내 마음은 이미 푹신한 핑크빛 구름 위에서 솜사탕같은 달콤한 환상을 여행하고 있었다.

 

 차를 다 마시고 나니 시각은 대략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ㅇㅋ, 그다음엔 지하철 타고 몽마르뜨 언덕으로 Go!!

 

 아뿔싸!! 북역에서 환승해야 할 것을 깜빡하고 못내려서 북역 다음역까지 가는 데에만 무려 30분 이상이나 소요됐다. 당황한 나는 다음 역에서 내려 북역으로 다시 가서 환승하기로 한다. 가기 전에 그 플랫폼이 북역가는 위치가 맞는지 흑인 일가족에게 묻고, 여튼 이놈의 낭만이 사람을 잡는구나~ㅠㅠ

 

 아무튼 약 한시간 넘게 난리부르스 치다 5시 넘어서야 몽마르뜨 언덕에 도착했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이곳은 흑형들이 팔찌 강매를 한다고 했다. 근데 이상하게도 내게 팔찌를 강제로 채우려는 흑형은 보이지 않았다.(내가 무서워 보여서 그런건가, 아니면 입구를 잘못 들어와서 그런건가) 아무튼, 언덕 길을 계속 올라갔다. 언덕길은 낭만적인 분위기 속에서 활기가 넘쳤다. 길을 걸을 때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이뻐보였다. 또 지나가는 길에는 한때 고흐가 살았던 거주지도 있었다.

 

 

 

 

 

 

 

 

 계속해서 몽마르뜨 언덕거리를 지나가는데 한쪽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더이다. 사람들이 몰린 한가운데 있는 곳엔  남녀가 조를 이루어 춤을 추고 있었다. 아항!! 노천클럽이구만!ㅋㅋ 어느새 나는 클럽 분위기에 흠뻑 빠지게 된다.

 

 

 

 

 

 

 분위기는 한창 무르익었다. 그들을 호응해주면서 같이 분위기에 맞춰주다가 결국은 끌려나와서 그들과 함께 춤을 추게 된다. 그들과 춤을 맞춰추며 언덕길에서 광란의 저녁을 보냈다.

 

 춤이 끝남과 동시에 언덕길을 내려가보았다. 내려가는 길 또한 운치있었고 낭만적이었다. 오후 6시가 훌쩍 넘었는데도 하늘은 한없이 밝고 맑고 푸르렀다. 분위기도 너무나 낭만적이었다. 단 한달 만이라도 파리에서 살아봤으면 하는 소망이다. 파리 시내는 내 눈을 말끔히 정화시켰고 내 마음을 핑크빛으로 물들게 했다.

 

 

 

 

 

 

 저녁을 먹으러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갔다. 아침에 싸맸던 밴드가 떨어져나갔다. 다시 사장님께 양해를 드렸더니 인심 좋으신 사장님은 원하는 만큼 밴드를 가져가도록 배려해주셨다. 다시 발가락 응급처치한 뒤 저녁을 먹으면서 인터넷 서핑을 하며 쉬고 있었다.

 

 저녁 9시 좀 넘어서 새로 들어온 여자 두 분이랑 사이요궁과 에펠탑을 다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좀 신기한게, 새로 들어온 여자분 한분과 커플(연인은 아니었음) 한분(남자분은 민박에서 쉬기로 함)은 서로 일행이 아닌데 영국에서도 만난 적 있었다고 한다.(신기하네 ㅎㅎ) 두 분들에게 물어보니 두 분 모두 프랑스가 마지막 여정이라고 한다. 역시나, 대부분 한국 여행객들은 영국을 첫 여정, 프랑스나 이탈리아를 마지막 여정으로 정하는 것 같다. 뭐 프랑스를 첫 여정으로 정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나처럼 in 네덜란드, out 우크라이나로 정하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나 혼자뿐일 것 같다.

 

 해가 다 떨어진 직후의 프랑스는 약간 쌀쌀했다. 뭐 그렇다고 방한복을 입어야 할 수준은 아니고 얼추 한국의 10월초의 날씨랑 비슷했다. 사이요궁에서 찍은 에펠탑은 더없이 화려해보였다.

 

 

 

 

 

 

 그리고 그대로 강변까지 걸어나와서 에펠탑 야경을 감상했다. 센강에서 바라본 에펠탑은 황금빛 불빛이 수면에 반사되는 모습이 운치가 있었고 예뻤다. 11시 정각이 되자 에펠탑에 하얀 불빛이 예쁘게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또다시 불빛의 낭만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파리여, 네가 정녕 내 가슴을 제대로 울렸구나!

 

 

 

 

 

 

 

 비록 많은 장소를 돌아다니지 못했지만 이 날만큼은 낭만을 마음껏 만끽했다. 파리는 내게 엄청난 환상을 가져다주었다. 낭만적인 환상을 음미하며 훗날, 크게 성장했을 때에는 다시 찾아가서 그때는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우아한 여행을 하겠노라고 다짐했다.

 

 

 소소한 팁

-파리는 명소를 많이 돌아다니는 것보다 경치 및 전망좋은 한 곳을 잡고 경치와 분위기를 음미하며 여유롭게 쉬는 데에 초점을 두면 더 낭만적이고 기억이 남는 여행이 될 것 같다.(이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기준, 각자의 취향이 있으니 취향에 맞게 다니면 좋을 듯 하다.)

 

-20~30대들은 대체로 영어를 잘 하는 편이나 그래도 웬만해서 기본인삿말 정도는 익혀가자. 그들은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고 들은 바 있었다.(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중계방송에 나온 국가 스펠링을 기억하는가? 분명 한국은 'Coree'라고 표기되있었다.)

 

-야경을 노이즈와 흔들림없이 예쁘게 찍고 싶다면 카메라 고정과 '타이머 모드(Timer mode)', 그리고 ISO조절을 잘 활용하라. 쉽게 설명하자면 타이머 모드는 셔터를 누른 지 지정한 시간 뒤(보통 10초)에 촬영되는 모드이다. 노이즈를 줄이고 싶다면 ISO를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잠깐 자뻑을 하자면 한효주 똑딱이디카(삼성 미러팝)로 찍은 내 에펠탑 야경이 이날 밤에 같이 동행했던 J양이 하이엔드로 찍은 야경보다 더 예쁘게 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