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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ggis Khaan Power Trips/2012 유럽횡단여행+중국

용감한 단독 유럽횡단여행기(폴란드 크라쿠프 편 3)

 

 

 

부제: 짧고 굵었던 회색의 추억, 크라쿠프.

 

 이날은 이른 오후에 바르샤바로 떠나기에 앞서 카지미에슈(Kazimierz, 유태인지구)로 가기위해 일찍 일어났다. 체크아웃은 늦어도 12시 이내로 해야되니 얼른 씻고 아침을 먹었다. 마침 테이블에는 내 룸메의 친구로 보이는 통통한 일본인이 앉아 있었다. 그녀석 또한 천진난만해 보인게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었다. 그녀석이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니 오늘 아우슈비츠 수용소 갔다가 바로 바르샤바로 간다고 했다.

 

 "아, 그렇구나! 근데 오늘 바르샤바로 갈려면 아우슈비츠에 빨리 갔다오는게 좋을거야, 왔다리갔다리 하는데에만 시간 엄청 오래걸리거든"

 "그래?"

 "아니면 차라리 오늘 아우슈비츠 느긋하게 갔다오다 내일 바르샤바로 가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해"

 "그렇구나"

 "근데 너 아우슈비츠 가면 투어로 갈거야, 아니면 니가 알아서 할거야?"

 "난 투어를 통해서 가려고"

 "오호, 그렇구나! 난 어제 아우슈비츠 다녀왔는데 3년 전에도 간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내가 알아서 돌아다녔거든"

 "그랬었구나, 너는 바르샤바로 언제떠나?

 "난 카지미에슈 다녀오다가 12시쯤 되서 떠나려고 ㅋ"

 "그래, 조심히 잘가고!"

 "어, 연이 닿는다면 내일 바르샤바에서 또 볼수 있겠지~^^"

 

 아침식사를 다 마치고 나서 카지미에슈로 떠나기 전에 바르샤바에 살고 있는 마그달레나에게 오늘 저녁 바르샤바로 갈거라고 연락했다. 마그달레나는 4년 전에 네이트를 통해서 알게된 폴란드 친구인데 당시 그녀는 대구에서 유학중이었다고 한다. 내가 3년전 폴란드에 있었을 땐 상해에서 유학중이었다가 지금은 바르샤바에 돌아갔다고 한다. 페이스북에서 연락을 활발하게 주고받긴 했지만 그녀와 나는 여태 만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근데 그녀가 이날은 회의가 있어서 꽤 늦게 퇴근할 거라고 했다.(OMG~~~!!!)

 

 창밖을 보니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어차피 카지미에슈 갔다온 뒤에 무거운 짐챙기고 바르샤바로 떠나야하니 우비와 함께 간편한 옷차림으로 하고 나갔다. 중심가를 벗어나니 또다시 발동하는 길치근성!!(난 언제쯤되야 길을 잘 찾을 수 있을까~ㅜ_ㅜ) 주변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카지미에슈와 근접한 곳까진 오긴 했는데..... 눈앞에는 대성당 한 채가 보였다. 이곳이 쉰들러리스트의 촬영지 카지미에슈가 맞는 것일까? 주변은 아기자기하고 이뻤다.

 

 

 

 

 

 

 

 카지미에슈를 찾았다고 판단할때 즈음에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그쳤다. 성당주변을 한바퀴 돌다가 잠시 성당 안으로 들어가서 분위기를 맛보기로 했다.

 

 

 

 

 

 

 

 어느 성당에나 들어가면 다 그렇듯이, 역시나 성당 내부는 엄숙하면서도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예배석에 앉아있으면서 주변을 둘러볼 때 마다 절로 조용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근데 문제는 출국하기 전에 쉰들러리스트라는 영화를 못봤다는게 함정....ㅠㅠ 그 영화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007작전을 펼쳐서 나치로부터 유태인들을 구출하는 내용이다.

 

 

 

 

 

 

 

 

 

 

 카지미에슈는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이뻐서 연인과 함께 데이트하기 딱 좋을 것 같다. 쉰들러리스트를 못보고 왔기에 뭐가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흑백사진의 풍경이 딱 어울리는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평일아침이라 그런지 주변엔 사람이 많지 않았고 고요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12시쯤 되서 짐싸고 체크아웃했다. 이제는 볼 게 많았던 크라쿠프를 슬슬 떠날 시간이 됐다. 바르샤바로 가는 가장 빠른 기차는 오후2시 30분에 있었고 요금은 학생할인 적용해서 46zlt.

 

 차시각이 됐는데도 바르샤바로 가는 기차는 도통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조금 불안해진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바르샤바로 가는 기차 이미 떠났냐고 몇번이나 물어보기도 했다. 한 30분 뒤에야 기차는 지연도착을 했다. 이제 EU존은 바르샤바만 남았다.

 

 3년 전, 그 앵벌이 독일인 때문에 제대로 관광을 못해 한이 맺혔던 크라쿠프, 바르샤바로 가는 기차를 올라탐으로써 3년간 묵혀뒀던 한을 이제야 풀 수 있었다.

 

 

 ※ 소소한 팁

 

- 다른국가의 국철은 잘 모르겠지만 폴란드 국철(PKP)은 학생할인이 30%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