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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ggis Khaan Power Trips/2012 유럽횡단여행+중국

용감한 단독 유럽횡단여행기(우크라이나 리비우 편 1)

 

 

 

 

 지금까지 필자의 여행기를 애독해주신 분들 중에서 눈치빠른 몇 분은 몇몇이야기는 뒤에 뭔가 없다는 것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는 시중에 나온 여행책에서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 정보가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알고 있거나 현지에서 느낀 것들을 '소소한 팁'으로 적은 것입니다. 그러나, 슬로바키아와 우크라이나는 국내에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기에 이야기가 끝나고 팁을 안 적는 대신에, 그 국가 정보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 글을 따로 올렸습니다.

 

 

 

부제: 내생에 최고였던 만남.

 

 아침이 밝아와서 일어나보니 시계는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모닝커피를 간단히 마신 뒤 '러시아 여행'카페에 들어가서 남긴 글 댓글을 확인해봤더니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자기가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넘어갔을 땐 국경수비대들이 그냥 보내줬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찝찝한 것은, 국경에서 출국카드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다가 우크라이나 나갈때 불이익이 있는건 아닐련지.... 걱정이 되서 대사관 소속의 신모세 행정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출국카드를 안 준건 이례적인게 아니라 2년 전부터 그 제도가 폐지됐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좀 황당했지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다. 이번에는 국경에서 겪은 일이 궁금해져서 국경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원래 육로로 우크라이나로 넘어올 때 호텔예약증명서는 없어도 무방하다고 했다. 역시나 그들은 지들 용돈타려고 그걸 꼬투리로 잡아서 벌금 명분으로 돈을 요구했던 것이었다.(아놔 이 ㅅㅂ년의 그 여군...ㅡㅡ 그래도 그 밀리터리 차림의 수비대 때문에 쿨하게 웃어넘긴다.) 그래봤자 이미 지나간 일이고 뺏긴 돈도 얼마 안되는데다(그들에게는 큰 돈이겠지만) 3년 전보다 훨씬 낫던 상황이기에 쿨하게 웃어넘길 수 있었다.

 모든 궁금증이 해결된 나는 여유롭게 씻고 에베네저 형을 만나러 갈 준비를 했다. 나는 우크라이나를 나갈 때 까지 영사 및 행정원에게 전화걸 일이 없길 바랬고 그들 역시 내게 전화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호스텔에서 나오니 건너편에는 프랑스 영사관으로 보이는 건물이 있었다. 그리고 날씨는 비올것 같이 흐렸다. 고액의 현금을 가지고 다니면 위험하기에 ATM기에서 현금을 먼저 뽑고 그날 쓸 돈만 챙기고 나머지는 배낭 속에 깊숙히 숨겼다. 한 5분정도 걸었더니 르비프 중심가가 나왔고 3년 전에 봤던 그 동상이 보였다. 그리고 좀 더 걸어가보니 오페라하우스가 보였다.

 

 

 

 

타냐와의 첫 인연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그곳은 3년전에 타냐와 첫 만남이 있었던 곳이었다. 그날, 국제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타는 곳을 몰랐던 나는 그녀를 붙잡고 물어봤다. 그녀는 길을 가르쳐주고 제 갈길을 가다 다시 내게 돌아와서 가는 곳을 안내해줬다. 정말 웃겼던 건, 그 땐 마르쉬루뜨까(소형 버스)를 '트램'으로 착각해서 일어난 사태였다. 그녀에게 감사의 표시로 사진찍기 놀이하다 헤어져야 되는게 아쉬워서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다 내 입이 그녀의 입으로 가고 있었는데 그녀는 잠시 제지하는 듯 하더니 놀랍게도 키스를 받아주었다. 그 날은 내게 있어서 생에 최고의 화이트 발렌타인데이였다. 그 후, 그녀의 전번만 받은 채, 그녀를 그렇게 그리워하면서 지내다가 지난 해에 그녀와 브콘탁테(vkontakte, 이하 vk)에서도 연락이 되어서 사진첩을 눈팅해 봤는데 남친이 있는 상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녀를 만났던 즈음에도 남친이 있는 상태여서 괜시리 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더이다.ㅋ 도착하기 세 달 전, 유로2012경기가 열리기 직전에 그녀는 남친과 결혼에 골인했다고 한다. 출국하기 전에도 그녀와 vk에서 연락했는데 당시 나는 네 남편과도 친구되고 싶으니 데리고 나오라고 했다. 그런데 사진속의 그녀의 남편은 나도 호감이 절로 갈 정도로 훈남이었다.

 

 

 

 

3년 전, 타냐와 찍은 사진

 

 

 

 몇 분동안의 회상을 끝마치고 르비프 중앙역을 향해 걸어갔다. 그런데 계속 걸어도 이상한 길이 나왔다. 어찌해서 기차역까진 도착했는데 그곳은 르비프 중앙역이 아니었다.ㅠ 아놔, 또 길치근성!ㅠㅠ

 

 다시 중심가로 발길을 돌렸는데 시계는 오후 1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 마이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일찍 가서 여유롭게 에베네저형을 기다린다는게 길을 잘못 들어서 시간만 더 허비하는 꼴이 됐다. 최대한 중앙역이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걸었다. 중심가에서 중앙역으로 가는 길은 언덕길이었다. 그 바람에 땀을 꽤 흘렸다. 대충 2~30분정도 걸어서 간신히 르비프 중앙역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다시 에베네저형에게 전화가 걸려왔는데 그는 지금 역사 밖에 있다고 했다. 역사 밖을 나가니 두 명의 흑형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에베네저형은 밥형보다 피부가 더 검었다.(블랙조 과자에 나온 만화캐릭터가 연상될 정도 ㅎㅎ) 이렇게 밥형의 친구를 직접 만나게 되다니, 아직까지도 실감이 안간 상태였다. 마치 우크라이나에서 한번 더 밥형을 만난 기분이었다. 이렇게 만난 우리 셋은 마르쉬루뜨까를 타고 중심가로 가기 시작했다.

 

 

 

스위스 이후로 간만에 본 흑형 에베네저형과

 

 

 

 "폴란드에서 마그달레나는 잘 만나고 왔는가?"

 "아니, 결국은 못만났어... 나 슬로바키아에 도착했을 때 그녀에게 미리 연락해서 그녀와 바르샤바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걘 그날 회의때문에 늦게 퇴근했대."

 "안됐네"

 "응, 그게 좀 아쉬웠더라고, 바르샤바는 걔 보려고 들른거였는데... 아참, 밥형 소식을 말해줘야지, 나 그동안 밥형이랑 이렇게 지내왔었는데 ㅋㅋ"

 "로버트, 한국에서 잘 지내고 있었구나~"

 내 옆에 있었던 사무엘이라고 불리우는 흑형이 밥형의 사진을 보더니

 "누구야? 에베네저 친구인가?"

 "응 내친구지"

 "로버트는 무엇을 전공하고 있는가?"

 "지금은 생화학을 전공중이고 지금은 박사과정 밟으러 미국 오클라호마 주로 유학갔어"

 "근데 나 어제 국경에서 식겁한 일이 있었는데, 국경에서 경찰이 나한테 다짜고짜 호텔예약증명서를 보여달래더니 나한테 그게 없으니까 나한테 100흐리브나를 뜯은거야ㅡㅡ 나중에 착한 경찰이 와서 나한테 50흐리브나 돌려주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우크라이나에 왔음 된거지 ㅋ"

 "그래, 그걸로 위안삼고있다 ㅋㅋ, 참, 이 여자도 밥형과 안면있는 사이인데 ㅎㅎ"

 "정말? 나이는 어떻게 되는데?"

 "올해로 32살이래, 한 두 달 전에 결혼했는데 밥형도 그 여자의 결혼식에 참석했어"

 "오~~~ 근데 완전 동안이다!"

 "그녀도 외국인친구 만드는거 꽤 좋아해, 그래서 형이랑 페북에서 친구맺어지면 좋아해할거야"

 "오호~ 기대되는걸?"

 "내가 나중에 형이랑 그누나랑 연결시켜줄게!"

 "고맙다"

 "뭘~ㅋ 그리고 이따가 우크라이나 여자 한명 더 나오게 될거야, 괜찮겠지?"

 "우리야 뭐 상관없어 ㅋ"

 그리고 타냐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오랜만이다 타냐, 잘 지냈지?"

 "응"

 "몸은 이제 좀 어때?"

 "그저께보다 좀 더 나아졌어"

 "다행이다, 나 어제밤에 르비프에 도착했어, 그래서 말인데 오늘 시간 되겠어?"

 "응, 어디서 볼거야?"

 "오페라하우스에 보자, 언제가 괜찮겠어?"

 "4시에 보자"

 "ㅇㅋ 알았어, 그럼 이따보자구!ㅋ"

 

 그런데 버스는 중심가로 들어갈 생각을 안하고 이상한 곳으로 들어갔다. 이상하다 싶어 사무엘 형이 우크라이나인 한명을 붙잡고 물어봤는데 영어로 통역한 내용으로는, 그 버스는 다시 중심가 쪽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그런댄다. 사무엘형이 우크라이나어에 꽤 능통할 줄은 나도 몰랐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엄청 오래 살았던 것일까, 아니면 가나계 우크라이나인일까? 

 

 10분정도 더 가서 마르쉬루뜨까는 중심가에 도착했다. 그런데 에베네저형은 같이 온 흑형 사무엘형과 점심식사를 안했는지 일단 뭐라도 좀 먹자고 제안을 했다. 에베네저형의 성화를 이기다 못한 나는 타냐에게 다시 연락해서 약속시간을 30분뒤로 더 미루고 중심가의 맥도날드를 찾아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일단 오페라하우스로 간 뒤 타냐에게 다시 연락해서 오페라하우스에 도착했다고 알렸다. 연락한 지 약 10분 뒤, 오페라하우스 앞에 낯익은 한 쌍의 커플이 왔다. 타냐와 그녀의 남편 안드레이였다.

 

 

 

 

 

 

 

 "이야~ 이게 얼마만이야~? 정말 보고싶었어!"

 "응 그리고 옆엔 내 남편이야"

 "네가 타냐의 그 외국친구구나! 보게되어 반갑다!"

 "어, 나도! 타냐랑 연락하면서 니 얘기 들었어. 타냐와 결혼하게 된 걸 축하해!^^"

 "고마워!"

 "그럼 우리랑 하고싶은게 뭐야?"

 "움.... 단연 보드카를 마시고 싶지 ㅋㅋㅋ"

 "ㅇㅋ, 그럼 지금 갈까?"

 "잠깐, 나도 나 말고 일행이 더 있는데 그들은 아직 점심을 안 먹은지라 저 맥도날드 안에서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어 그러니 같이 들어가서 기다리자"

 "그래"

 이리하여 우리 셋은 두 흑형들이 기다리고 있는 맥도날드 안으로 입성했다. 그들은 각자 인사를 나눴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할 것을 감안하여 나는 그동안 여행 때 찍어놨던 사진들을 안드레이에게 보여주기로 했다.(폴란드 사진부터 네덜란드 사진까지 다 보려면 눈이 즐거울걸~?ㅋㅋㅋㅋㅋ)

 네덜란드 사진까지 다 봤을 즈음에 두 흑형들은 식사를 다 마친 상태고 안드레이에게 설명을 해주느라 정신이 팔렸는지 햄버거를 다 못먹은 사람은 나뿐이었다. 타냐와 두 흑형들은 얼른 햄버거 먹으라고 재촉을 했다.

 

 그 다음 타냐부부를 따라 간 곳은 웬 카페였다. 특이하게도 그 카페는 통로가 꽤 길었다.(커피박물관이었나~O_o) 계속해서 따라가보니 지하에 가게가 있었고 그곳엔 보드카와 함께 팔고 있었다. 내 앞에 나온 보드카는 달짝지근한 에스프레소와 함께 섞여서 나왔다.

 

 

 

 

 

 

  사무엘형과 안드레이는 막힘없이 원활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이건 뭐 완전 가나계 우크라이나인인데?ㅋㅋ) 사무엘형은 어디서 어떻게 우크라이나어를 배웠길래 원어민 수준으로 잘 하는 것일까? 난 영어, 러시아어 둘 다 용을 써도 이리 유창하게 말을 못하는데....ㅠㅠ

 

 "근데 너희 둘은 어떻게 알게된거야? 전에도 만난 적 있었어?"

 "아니, 우리도 첨 만난거야"

 "근데 어떻게 알고?"

 "사실 에베네저 형은 내 친구의 친구야, 이 형의 친구가 나랑 같은 대학교에서 공부를 했지,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쭉 연락을 해온거고"

 "친구의 친구라...? 그랬구나 ㅋ"

 "어우~ 근데 이 보드카 맛깔도 좋고, 최고네 ㅋㅋ 훅 마셔도 되겠다 ㅋㅋ"

 "그럼 한 잔 더 시킬까?"

 "그래주면 고맙고 ㅋ"

 

 그 이색적인 카페에서 보드카를 마신 뒤, 두 흑형들은 슬슬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 다시 테르노필로 돌아가야 된댄다...ㅠㅠ(엥? 온지 얼마나 됐다고....ㅠㅠ) 나와 타냐부부는 흑형들을 보내놓고 르비프 일대를 같이 돌았다.

 

 

 

 

 

 

 

 필자와 안드레이, 뭔가 닮은꼴?ㅋㅋㅋ

 

 

 

저게 진짜 토끼래~ 토끼 박제는 꽤 컸다... ㄷㄷㄷㄷ

 

 

 

 르비프 중심가 일대를 다 돌고 나서 이색적인 술집으로 들어갔다. 술집 앞에는 채찍을 들고 있는 새디스틱한 여종업원이 서있었다. 입구는 특이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평범한 주점이었다.

 잠시 후, 타냐부부의 친구인 또 다른 커플 한 쌍이 들어왔다. 키크고 섹시한 금발의 여성과 떡대가 허벌나게 큰 사내였다. 금발여성의 이름은 솔로미아(이하 미아), 그녀는 애견을 데리고 왔다. 나의 시선은 애견쪽으로 돌아갔다.(아유~ 요 귀여운 개XX~ㅋㅋㅋㅋㅋㅋ) 그 강아지는 그녀 품에서 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아는 내게 애견을 넘겨보려 했는데 녀석은 표정이 급변하더니 나를 경계하더이다 ㄷㄷㄷㄷㄷ 타냐에게 넘겨줘봤고 남친 드미트로에게도 넘겨줘봤는데 녀석은 경계없이 잘 안겼다. 다시 내게 안기려고 하니 녀석은 또다시 날 경계하더니 끝내는 내 코를 물려고 했다. ㄷㄷㄷㄷㄷ(쬐끄만 강아지 주제에 인종차별은 쩌네~ㄷㄷㄷㄷㄷㄷㄷㄷ, 나중에 솔로미아는 vk에서 그 강아지가 보드카 냄새를 싫어해서 그런거라고 해명했다.)

 

 

 

 

 

이 똥강아지 넘 무셔~~~ㅠㅠ

 

 

 

 보드카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 타냐에게 러브샷을 시도했다. 근데 그녀는 '러브샷'을 알아듣지 못했다.(이거 콩글리시인가~?O_o) 행동으로 보여주니 그녀는 알아서 러브샷으로 칵테일을 들이켰다. 그리고는 갑자기 내게 뽀뽀를 해달란다 ㄷㄷㄷㄷ(에~? 옆에 남편 안드레이가 있잖아!!ㅠㅠ) 그녀는 러브샷을 청했으면 뽀뽀를 하는 게 관습이라고 설명한 뒤 자기 볼을 내밀었다. 잠시 망설이다 안드레이에게 미안한 표정을 보낸 뒤 별 수 없이 그녀에게 뽀뽀를 했다.(희한한 관습이군, 킁~) 뭐 하긴, 전에 유시민이 러시아에 대해 쓴 책의 내용에 의하면 두 남자는 아주 친한 관계가 되면 하루는 자기 마누라를 침대에서 빌려준다는 얘길 들은 적 있었다. 내가 아무리 밝히는 편이라 해도 이건 좀 아니라고 보는데....

 

 안드레이는 현재 일식 요리사로 있다고 했다. 전에 타냐의 페이지에서 그녀가 일식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본 적 있었는데 그게 자기 남편이 만들어준 음식을 먹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일식이야, 한국에서 꽤 흔하면서도 자주 먹었던 음식이지만 녀석이 만든 일식은 어떤 맛일까~ㅋㅋㅋㅋㅋㅋ 녀석이 만들어준 일식을 맛볼 기회가 와야 할텐데 ㅎㅎㅎㅎㅎㅎㅎ

 

 그렇게 술따르고 건배하고 별짓하고 하다보니 그 독주를 벌써 소주잔으로 한병도 더 넘게 마신 듯 했다. 계산은 타냐가 하려는데 쟤 나때문에 돈 써도 너무쓰는거 아닌가 ㄷㄷㄷㄷㄷㄷ 보다못한 나는 달려가서 100흐리브나를 그녀에게 쥐어주었다. 주점에서 퇴장하려는 데 갑자기 누군가 내 등을 후려쳤다. 취기때문에 그런지 채찍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새디스틱 서비스를 해 준 종업원에게 고마움(?)을 표한 후 중심가를 좀 더 돌다가 타냐부부는 나를 호스텔까지 에스코트 해줬다.

 

 

 

 

 

 

 취기 속에서 쉬는 거 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는 타냐와 안드레이에게 보고싶다는 말과 진한 포옹 후, 타냐 부부의 친구들에게도 즐거웠다는 인사 뒤 호스텔로 들어갔다. 완전히 주색에 곯아버린 나는 옷부터 갈아입고 후딱 침대에 드러누웠다. 수술받았던 오른쪽 눈이 좀 걱정되긴 했다. 그래도 지금 이상태로는 그 눈을 못쓰게 되더라도 여한이 없었다. 3년 만에 타냐를 다시 만났고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만들었으니 ㅋㅋㅋㅋ

 

 시계는 7시를 가리키고 있었으나 날은 아직 어두워지지 않았다. 나는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채, 취기 속에서 그대로 잠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