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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ggis Khaan Power Trips/2012 유럽횡단여행+중국

용감한 단독 유럽횡단여행기(우크라이나 리비우 편 2)

 

 

 

 

 부제: 허전한 소풍

 

 아침 8시가 되어서야 눈이 떠졌다. 보드카 기운때문에 머리는 아직도 지끈거렸다.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내 안부를 전했다. 이날은 자유로이 중심가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작은 호스텔 거실은 갈색머리의 미녀스탭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자애는 웬지 나랑 좀 더 얘기하고 싶어했고 관심을 갖고있는 듯 했다.(하도 오랜만에 동양인을 봐서 그런가~ㅋ) 그녀의 이름은 소피아. 나갈 채비를 하려 할 때, 소피아는 시청, 민속박물관, 이바노 프란코 대학, 오르간 홀 등을 설명 및 소개해줬다.

 

 먼저 내가 찾으려는 곳은 포토츠키 궁이었다. 맥도날드 주변에서 길을 찾으려는데 갑자기 웬 금발에 새파란 눈을 가진 키작은 여자아이가 우크라이나어로 내게 관심을 보이더니 말을 걸어왔다. 그녀의 우크라이나어는 빨라서 도통 알아듣기 힘들었다. 아니, 그녀가 우크라이나어를 쓰는지 러시아어를 쓰는지 도통 몰랐다.(아직 내 러시아어 실력은 부족해도 한창 부족하다.ㅠㅠ) 눈치로 봐서는 그녀는 자기가 길을 안내해 줄테니 어디로 가는지 말하라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 여자애 뭔가 약간 냄새가 나는데~? 나를 따라오라고 하더니 웬 아줌마한테 안내를 하더이다.(뭔가 수상해~ㅡㅡ) 나는 아예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를 모르는 척 하고 어떻게든 넘기긴 했는데 그 여자애는 계속 나를 쫓아오면서 계속 뭐라뭐라 하는거였다.(이때 타냐부부 혹은 사무엘형이 있었음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ㅠㅠ) 이 여자애를 어찌할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려 하더니 재빠르게 내 뒤로 숨더이다~ㄷㄷ 포토츠키 궁으로 가겠다고 말을 하니 그녀는 나를 어떤 사거리까지 안내해주고 내 등뒤를 밀면서 "가! 가!"라고 외친 뒤, 이내 사라져버렸다.(뭐야, 쟤??O_o)

 

 그렇게 포토츠키 궁에 도착했는데 정원이 하나 있었고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었다. 건물 안에 들어가보니 막상 볼게 별로 없었다. 그리고 그 건물에는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파손되기 쉬운 유리공예품들 뿐....

 점심은 전날 에베네저 형이 갔던 맥도날드에서 한끼를 해결했다. 세트메뉴는 이때까지 치즈버거, 치킨버거, 생선버거를 주로 주문해 먹었는데 그래봐야 한화로 4500원도 안됐다.

 

 식사해결 후, 차분히 르비프 중심가를 쭉 돌다가 젊음과 낭만으로 가득한 이바나 프란코 대학교로 갔다.

 

 

 

 

 우크라이나의 축구영웅 안드리 셰브쳰코, 한국에 박지성이 있다면 우크라이나엔 그가 있다.

 

 이반 프란코, 그는 어떤 업적을 이루었을까?

 

이바나 프란코 대학교 교정(지리학 계열)

 

 

 

 

 학교는 과마다 건물이 분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반 프란코 동상 뒷쪽에는 산책 혹은 데이트 즐기기에 최적인 자그만한 산림공원이 있었다. 날씨가 쾌청해서인지 가을하늘 아래의 이바나 프란코 공원은 한없이 싱그러워 보였다. 공원을 돌고 나서 대학거리를 둘러보았다. 마침 타냐가 전공했던 지리학과 교정이 눈에 보였다.(브콘탁테 타냐의 프로필에 전공은 이바나 프란코 대학교 지리학과로 되어있었다.)

 

 대학가를 돌고 난 뒤 오르간 홀을 찾아 언덕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오르간 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마침 그 주변에 서있는 여자에게 물어봤더니 이날은 오르간홀 운영 안한댄다.ㅠㅠ(소피아, 너 호스텔에 가서 보자!ㅋㅋㅋㅋㅋㅋ)

 

 

 

 

르비프 오르간 홀

 

 

 

 여튼 헛걸음친대로 다시 호스텔로 돌아왔다. 호스텔은 소피아가 지키고 있었다.

 "오늘 잘 돌아다니다왔어?"

 "그럼, 그런데 오늘 오르간 홀 공연 안하더라 ㅋ(소피아, 너 죽을래~ㅋㅋ)"

 "응? 그럴리가 없을텐데~ 다른데는 잘 돌아다녔고?"

 "응 나름 재밌었어 ㅋ 그리고 내일은 민속건축박물관에 다녀올거야"

 "그렇구나, 트램 몇번타고 가야되는지 알고있지?"

 "아니, 알려줘"

 "지도에다 적어줄게, 까먹을거 같음 참고잘하고"

 "알았어, 고마워"

 "이제 내 이름 기억하니?"

 "음... 글쎄~ 소피아 파시츠닉, 맞나?"

 "와우! 똑똑한데? 그럼 내이름 한번 써볼래?"

 "음.... Sophia Posichnyk 이렇게였던가?"

 "아냐아냐, Po가 Pa야"

 "오키도키 알았어, 너 페이스북 하지?"

 "그럼!"

 "그럼 니이름 찾아서 친추 걸어놓을게"

 "그래, 꼭 해줘!"

 "참, 너한테 줄거 하나 있었는데, 기다려봐~ ;)"

 잠시 후

 "이건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에서 가져온 미용소금인데 이거 쓰면 니 피부가 더 좋아질거야^^"

 선물을 받은 그녀는 내게 와락 안겼다. 어, 이건 예상 못했는데~ 으흐흐흐흐흐

 "근데 나 내일이면 여기에 없어, 내일 나 고향으로 가. 원래 살던데가 테르노필이야, 체르노빌 말고 테르노필"

 "아, 거기 알고있지, 어제 가나친구를 만났는데 그 형 살고있는데가 테르노필이야"

 "그렇구나, 나 12일까지 테르노필에 있다 올 예정이야"

 "볼 수 있을 지 없을 지 모르겠지만...ㅠㅠ 어쨌든 잘 쉬다 오길 바랄게~^^"

 "너도 좋은여행되길 바랄게~^^"

 

 나의 철칙상, 외국인들을 좋아하고 붙임성 있는 편이라 해도 호스텔스탭이나 서비스직원은 웬만해서 친구로 안 만드는 편이다. 아무리 친절하고 붙임성있어도 서비스직원은 뼛 속까지 서비스직원이니까! 소피아는 약간 다른 느낌이 든 듯 하나 일단은 그녀가 없는 동안 그저 스쳐지나간 인연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그렇게 호스텔에서 잠깐 쉬다가 다시 중심가로 나갔다.

 중심가에 세워져 있는 동상들, 그리고 예수가 달려있는 햐얀 십자가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눈이 덮였던 그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지만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의 중심가는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웠다.

 

 

 

 

 

 

 

 

 

 

 

 

 그렇게 프리하게 돌아다녔고 저녁 8시가 넘어가서야 해가 완전히 넘어갔다. 호스텔은 첫날 봤던 그 키작은 스탭이 지키고 있었다.

 "제냐~ 맡겨둔 빨래 다 말랐어요!"

 "아, 고마워요^^"

 방에 들어와보니 투숙객은 나와 아르헨티나 출신의 청년 뿐이었다. 나는 부엌으로 나와서 그 아르헨티나 청년과 그 스탭과 만담을 나눴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청년은 영어실력이 꽤 능통했다. 왜 그런지 물어봤더니 어머니가 영어교사여서 자기도 덩달아 영어에 유창해지게 됐단다. 항상 느껴왔던 것이지만 폴란드에서 만났던 일본인들을 제외한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다 영어에 능통했다. 그들은 비영어권 국가출신 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영어를 그렇게 잘 할수가 있단 말인가...? 물론 내가 영어를 싫어하는 것도 있긴 했지만 그들 중에서는 내가 가장 못하는 편이었다.

 

 다음날 아침은 민속박물관으로 가기로 했고 여건이 된다면 타냐부부를 한번 더 만나고 싶었다. 다음날 기념품을 몇개 사고 민속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침대에 누워 잠에 들었다.

 

 

 아침은 이날도 어김없이 찾아왔고 날씨는 여전히 화창했다. 이날은 중심가를 좀 더 돌아다니면서 기념품 좀 사다가 민속건축박물관으로 가기로 했다. 밖으로 나서기 전에 타냐에게 vk로 쪽지를 보내고 모닝커피를 간단히 마셨다.

 

 

 

 

 

 

 

 

 

 

 

 정신없이 돌아다녔더니 배가 출출해졌다. 시계를 확인해봤더니 슬슬 점심시간이었다. 점심은 가이드북에 소개된 전통맛집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게 한화로 도합 5,000원도 채 안됐다 ㅋㅋㅋㅋㅋ

 

 

 

 점심을 먹으면서 와이파이를 잡아서 vk를 접속했다. 타냐에게 답장이 왔는데 이날은 직장에서 꽤 바쁘고 안드레이도 꽤 바쁜지라 시간을 내 줄 수 없다고 한다.ㅠㅠ 이날 타냐와의 만남은 불발되서 다소 아쉽긴 하지만 우크라이나 여행목적은 3년전에 만났던 친구들을 다시 재회하는 것에 의의를 둔 지라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나는 타냐부부와 함께했던 이번만남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계산을 해보니 식사값이 한화로 꼴랑 5,000원도 나오지 않았다. 이건 저렴해도 너무 저렴한거 아닌가?ㅋㅋㅋ 그래서 아예 팁을 더 줘서 한화로 5,000원이 나오게 했다. 식후, 트램을 타고 종점까지 갔다. 그런데 민속건축박물관은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마침 벤치에 앉아서 쉬고 계신 어르신들께 민속건축박물관 가는 길을 물어봤는데 일단은 쭉 내려가라고 한다. 얼추 근처까지는 온 듯 한데 이번에는 박물관으로 가는 길을 도통 모를 지경이었다. 잠들었던 길치근성 다시 발동!ㅠㅠ

 

 이번에는 입구는 찾은 듯 한데 민속건축박물관은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는걸까~ㅠㅠ 보이는 것이라곤 텃밭과 학교 뿐이었다. 헛걸음쳤다고 생각하고 다시 중심가로 돌아갈까 말까 생각했는데 찾다보면 분명 있을거야! 잠시 슈퍼마켓에 가서 식수를 사고 그 오르막 길을 올라보기로 했다. 계속 오르다 보니 넓은 삼림속의 산길이 나왔다. 오늘은 뭐 하이킹하는 기분이었다 ㅋㅋ

 

 

 

 

 

 

 

 그렇게 걷다보니 왼편에 민속건축박물관으로 입장하는 입구가 있었고 그 입구의 오른쪽엔 매표소가 있었다. 그리고 그 입구에는 밀리터리 복장을 한 건장한 남자가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매표소는 할머니가 지키고 있었다. 자, 이젠 표를 사고 입장!! 역시나 학생할인이 적용되었다.^^

 

 날씨는 하루종일 화창했다. 그 화창한 날씨 때문에 중간중간에 목이 금방 마르고 땀이 흘렀다. 한국과 베네치아만큼 찌고 더운 편은 아니었지만 가는 내내,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어이어이~ 놀라지마! 나는 너 안잡아 먹는다구 ㅋㅋ

 

 

여러분은 제가 애 선생님으로 보여요, 유괴범으로 보여요?

 

 

 

 이날의 화창한 날씨는 출사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사진을 아무렇게나 찍어도 흔들림없이 잘 나왔고 찍는 사진마다 엽서같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통건축양식은 그 민족들의 소박함을 잘 대변해 주고 있었다. 마치 동화속의 세계로 온 듯 했다. 애들데리고 소풍가기에 단연 최고인 곳이었다. 아마 르비프 지역의 학교 선생님들은 애들데리고 이곳으로 자주 소풍데리고 올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 자리에서 나와 함께할 이들이 없었단 것이다. 혼자 소풍와서 그런지 허전했고 날씨가 화창해서 그런지 내 가슴은 한층 더 허전했다. 이 때 타냐부부가 있었다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계속해서 가보고 가보니 전통의상을 입은 현지인이 몇명 있었고(그 현지인들과 기념사진 안찍은 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었다.) 계속해서 가보고 가보니 좁고 깊은 산길이 있었다. 뭔지 궁금한데 어디한번 가볼까~ㅋㅋㅋㅋ

 

 

 

 

 

 

 

 

 

 그런데 계속해서 산길을 걷고 걸으니 이상한 길이 나왔고 출구는 도통 보이질 않았다. 이대로 잘못갔다간 길 잃겠다.ㅠㅠ 좀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일단 아까 갔던 길의 반대방향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반대방향을 향해 쭉 걸었다.(역시 출구는 따로 없었던 것일까...ㅠ)

 그렇게 계속 걷다보니 마침내 아까 들어갔던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입구 밖으로 나가서 입구 건너편에 있는 물을 사서 목을 축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돌아가는 길을 모르겠더이다...ㅠ 마침 지나가는 아저씨 한 분이 있어서 붙잡고 빠져나가는 길을 물었다. 일단 그 아저씨는 자기를 따라오랜다. 그 아저씨는 러시아어로 뭔가를 얘기했는데 아놔~ 아직은 도통 원활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ㅠㅠ 그저 알아들은 척 하면서 간단한 반응을 해 줄 수 밖에 없었다.ㅠ 그러다 어느 새 중심가에 도착했다.

 

 시청쪽에는 학생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었다. 그 학생들은 일렬로 정렬하더니 단체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리허설을 했다. 뭐지? 이거 재밌겠는데?ㅋㅋㅋ

 잠시 후, 녹색체크무늬의 옷을 입은 남자가 사회를 보기 시작했고 음악이 나오더니 3열횡대로 정렬한 학생들은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공연이 끝나자, 퍼포먼스를 펼치던 학생들은 해산하여 제각기 갈 길을 갔다. 갑자기 이리나의 소식이 궁금해졌다. 공중전화기로 가서 이리나에게 전화를 걸어봤는데 그녀는 바빠도 너무 바빴는지, 아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통 전화를 받지 않았다. 뭐 키예프로 가면 그녀의 소식을 알 수 있겠지, 나는 다시 오페라하우스 쪽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의 오페라하우스 주변은 더없이 낭만있어 보였다. 오페라하우스 앞쪽의 분수대에는 무지개가 선명하게 보였다.

 

 

 

 

 

 

 

  저녁은 끼오스크에서 슬라이스 피자 한조각을 먹었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갑자기 웬 남자가 내게 다가오더니 뭔가를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물가가 허벌나게 비싼 서유럽이었다면 누군가한테 돈을 주는것도 팁을 주는것도 엄두조차 못내겠는데... 나는 그저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2grv의 지폐를 꺼내서 거침없이 그에게 건네줬다.(이럴 줄 알았으면 10grv를 줄 걸 그랬나~) 그는 내 돈을 받더니 유유히 그자리에서 사라졌다.

 

 호스텔로 돌아가보니 이날 새로온 남자가 두 명 더 있었다. 스킨헤드와 비스무레한 남자 한명과 키작고 뚱뚱한 남자 한명이었다.

 

 "안녕, 만나서 반갑다!"

 "어, 그래, 너희들은 어디에서 왔어?"

 "우린 오스트리아에서 왔어, 너는?

 "나는 한국에서 왔어"

 "그렇구나"

 "여기 우크라이나에 오기 전에 너네나라 오스트리아에 들렀었지, 잘츠부르크에말야, 거긴 정말 대단했더라고, 역시나 모차르트에 대해 유명한 곳이었고 아기자기한게 예뻤지"

 "오, 그래?"

 "응, 너넨 한국에 가본적 있어?"

 "아니, 단 한번도... 거긴 어떤 곳이야?"
 "일단 거긴 물가가 너네나라보다 훨씬 싸, 어디 그뿐인줄 알아? 거긴 유럽과는 달리 화장실 사용료도 공짜고 인터넷 속도도 가장 빠른 곳이지. 그래서 한국 갈 것을 추천해주고 싶다."

 "엥, 화장실 사용료가 무료라고?"

 "그럼 ㅋ 한국은 그게 최대장점이지"

 

 그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잠시 네이트 사이트에 접속해서 축구기사를 봤다. 결과는 2:2로 비겼다.

 이날 밖으로 나오기 전에 페이스북에 지인들에게 우리나라가 이겼을 경우, 승전보를 전화걸어서 알려달라고 부탁해놨다. 전화는 저녁이 됐는데도 오지 않았다. 더 충격적이었던건, 중원사령관 기성용이 자책골을 넣었다는 것...(성용아, 너 왜그랬니~?ㅠㅠ)

 그리고 마침 페북엔 바르샤바에서 만났던 말비나가 접속해있었다.

 

 "이봐, 맨! 여행은 잘하고 있어?"

 "글쎄, 그럭저럭~ 근데 니가 없어서 너무 심심해"

 "오우 오우"

 "르비프로 놀러와라"

 "르비프는 너무 멀어, 그리고 나 이제 곧 네덜란드로 돌아갈거야"

 "에? 네덜란드는 왜? 너 거기서 살았냐?"

 "응, 네덜란드로 놀러와~, 그리고 니 엉덩이를 나한테 내밀어~ 오우오우오우"

 "너나 나한테 엉덩이보여줘라~"

 

 좀 사차원적이긴 했지만 재밌는 아이였다. 이것으로써 그녀와는 영원한 친구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아니 아주 상황이 좋게 되면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나는 결코 바르샤바를 헛간 것이 아니었다. ㅋㅋㅋㅋ

 

 해가 가라앉자 오스트리아에서 온 두 사내는 남자스탭과 함께 사도마조 술집으로 갈 준비를 했고 이리하여 나는 두 여자스탭과 호스텔에 남게 되었다.(이날은 뭔가 저지를거 같은 ㅋㅋㅋㅋㅋㅋㅋㅋ)

 스탭 로마나는 물담배를 가지고 오더니 내게 물담배를 권했다. 생에 처음으로 입에 대보는 물담배다. 과연 담배랑 어떤 차이가 있을까?

 

 처음 물담배를 입에 댔을 때, 적응이 잘 안되서 연신 기침을 해댔다. 잠깐 쉬다가 다시 폈는데 달콤한 체리향이 내 입안으로 번졌다. 그리고 각자 돌아가면서 물담배를 빨아댔다.(나 오늘 간접키스만 몇번한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들은 잠시 뭔가를 끓이더니 포도주를 가지고왔다. 뜨거운 포도주를 몇 잔 마신 나는 이내 취해버리면서 포도주의 기원에 대한 탈무드 이야기를 잘 되지도 않는 영어로 하면서 꼬장을 부렸다.

 

 

 

 

 

 

 포도주에 깊이 취해버린 나는 그대로 침대위로 쓰러져서 잠이 들어버렸다. 예정대로라면 다음날 아침에 키예프로 떠나려고 했는데 그냥 르비프를 이대로 떠나기가 귀찮았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