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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ggis Khaan Power Trips/2012 유럽횡단여행+중국

용감한 단독 유럽횡단여행기(우크라이나 키예프 편 1)

 

 

 

부제: 스킨헤드들을 보았다!

 

 그런데 밖에 나와서가 문제였다. 오밤중에 예약한 호스텔까지 어떻게 찾아가야하지? 가다가 스킨헤드들이랑 마주칠지도 모를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마침 고려인으로 보이는 두 명의 아줌마들이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일단은 그 아줌마들에게 호스텔이 위치한 곳을 물어보기로 했다.(일단은 도보로 가기로 작정했으니까) 다행히도 그 아줌마들은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알았다. 그 아줌마들은 러시아 사할린에서 왔으며 이제 곧 사할린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그런다. 그 아줌마는 어떤 한 현지인 아저씨를 잡아서 콜택시를 잡아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택시를 탈 때 가급적이면 잔돈으로 줘야된다고 일러줬다. 그렇지 않으면 협상가격을 높게 잡으니까.

 얼마 뒤 콜택시는 키예프 중앙역에 도착했고 고려인 아줌마들과 콜택시 불러준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인사 뒤 예약한 호스텔로 향했다. 예약한 호스텔은 찾기 쉬운 곳에 있었다.

 

 호스텔 안으로 입성하니 베카라는 여자 스탭이 환하게 반겨줬다. 홀에는 많은 투숙객들이 모여있었다. 마침 술파티라도 열려고 하는 모양이었다. 게중에는 말로만 듣던 스킨헤드와 중국인 투숙객이 있었다.

 “다들 만나서 반가워요, 전 한국에서 왔고 오늘 르비프에서 도착했어요”

 “아, 그래? 나는 중국에서 왔고 비즈니스 출장차로 키예프에 들렸어”

 “그렇구나! 이야! 반갑다!ㅋㅋ 연이 닿으면 중국에서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어? 너 중국도 갈 예정이야?”

 “그럼. 내 마지막 여정이 베이징이거든 ㅋ”

 “그거 반가운 소식이네~ 근데 어쩌지? 나 내일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내가 사는덴 베이징이 아니야”
“이거 좀 아쉽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한국어로) 나는 피오나고 프랑스에서 왔어”

 "Bonjour, Enchante! 앗, 진짜? 나 파리도 들렀었는데 ㅋㅋ“

 “흥미로운데?ㅋ 지금까지 어디 돌아다닌거야?”

 “지난 8월 20일부터 네덜란드부터 여기까지 육로로 왔지 ㅋ 네덜란드,벨기에,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폴란드,그리고 여기가 끝!”

 “많이도 돌아다녔네?”

 “오랜시간동안 힘들었어, 그런데 재밌었지 ㅋ (스킨헤드보고)참, 댁은 어디서왔어요?”

 “나는 미국 뉴욕에서 왔지”

 “(야, 근데 너 스킨헤드인줄 알았어, 너 보자마자 오줌 찔찔 쌀뻔했어) 아하하하, 그렇군요 ㅎㅎ”

 “그런데 밖에는 스킨헤드 없겠지?”

 “없어, 나 며칠동안 키예프 시내를 많이 돌아다녀봤는데 스킨헤드 한명도 보지 못했어, 적어도 이 동네엔 스킨헤드 없으니까 안심하렴^^”

 “유후~ 다행이네요 ㅋㅋ”

 “자, 어쨌든 오늘 새로운 한국인 투숙객이 온 기념으로 다같이 건배!!”

 “건배!!”

 

 그렇게 즐거운 술파티 속에서 기분좋게 도수가 센 맥주를 정신없이 마시고 잠들기 전에 안나에게 내일 서커스장 앞에서 오후 6시에 보자고 연락을 남겼다. 사물함 속의 민속 기념품과 브뤼셀에서 사온 초콜렛을 확인한 뒤 안심하고 잠을 청했다. 드디어 내일이면 절친 안나를 3년만에 보게 되겠구나!

 

 안나, 그녀는 3년 전 서커스장 주변을 배회하다 알게 된 친구다. 서커스장을 지나가는데 어떤 여자아이가 낮에 유심히 봤던 그 집없는 개와 놀아주고 있었다. 그녀가 바로 안나였다. 다시 그 개를 유심히 봤는데 그녀가 갑자기 내게 말을 건 것이었다. 똘끼가 발동한 나는 그녀와 사진촬영하고 그녀의 이메일을 따냈다. 그때는 거리를 계속 배회하다 스킨헤드들이 언제 달려들지 몰랐기에, 그녀의 이멜을 따내고 재빨리 자리를 떴다. 귀국 뒤, 그녀는 나와 연락이 가장 많은 외국인이 되었다. 그리고 VK라는 SNS도 그녀가 알려줘서 알게됐다. 그렇게 잦은 연락으로 나는 그녀와 절친사이로 발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끈끈한 인연을 만들어준 그 집없는 개에게 한없이 고맙다. 근데 그 개는 잘 살고 있을까? 그리고 아직도 서커스장 주변을 배회하고 있을까?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간단히 씻고 옷을 차려입은 뒤 지도를 들고 키예프 시내로 나갔다. 맨 먼저 간 곳은 서커스장과 우크라이나 백화점이었다. 서커스장과  우크라이나 백화점 사이에 있는 승리의 기념탑은 여전히 그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저 건너편 서커스장은 안나와의 인연이 시작됐던 곳이었다. 건너편의 그 집없는 개들은 지금도 잘 있을까? 시장한대로 일단은 우크라이나 백화점에 들어가서 조각케이크와 생크림이 토핑된 라떼를 주문했다.

 

 

 

서커스장

 

전승 기념탑

 

 

 

 그 백화점 안의 카페는 4년전, J씨에게 우크라이나에서 물어보다 잠시 조언을 받던 곳이었다. 며칠 뒤 일어나게 될 일에 대해 어떤 예상도 하지 못한 채, 그저 J씨의 안부를 속으로 잠깐 궁금해했다.

 

 테이블에는 신문이 놓여져있었다. 신문에 사용되어진 언어는 우크라이나어가 아니라 러시아어였다. 키예프가 러시아어가 더 많이 쓰이는 지역이라지만 웬만한 언론매체는 우크라이나어를 쓸텐데 이건 뭥미?O_o

 와이파이를 가동시키면서 인터넷을 하는 동안에 카톡보이스톡으로 C형에게 안부전화가 걸려왔고 그동안 못다했던 이야기를 잠깐이나마 나눴다.

 안나에게 vk로 메세지를 한번 더 넣고 계산을 하는데 가격은 무려 70grv!! ㄷㄷㄷㄷㄷㄷㄷㄷ, 한화로 대략 만원에 가까운 가격!! 한국가격으로 따진다면 보통의 가격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한국보다 물가가 그닥 비싸지 않은 키예프에서는 턱없이 비싼 가격이었다...ㅠㅠ

 

 모닝커피를 마시고 ATM기에서 현금인출을 한 뒤 키예프 셰브첸코 대로를 따라 쭉 올라갔다. 한 10분정도 걸어서 키예프 대학로 공원에 도착했다. 대학로 공원은 예전에 비해서 약간 깔끔해졌고 사람들도 더 많이 붐볐다. 3년 전의 대학로 공원은 정말로 암울했었는데... 좀 더 가다보니 강렬한 붉은건물의 셰브첸코 국립대학교가 나왔다. 셰브첸코 대학교는 여전히 강렬한 빨간빛을 내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학교는 지금 개강했을라나, 아님 아직도 방학일라나~ 저 멀리 있는 한국은 벌써 개강해서 한창 학기 진행중인데. 남들은 또다시 정신없이 학교생활에 쫓기고 있을 때, 나는 지금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참으려고 애써도 참기 힘들었다. 일단 셰브첸코 대학교 건너편에 있는 공원의 공중화장실을 향해 부리나케 달려갔다. 근데 공중화장실은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담~?ㅠㅠ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서 간신히 화장실을 찾았다. 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는 할머니께 돈을 내고 잽싸게 화장실로 진입!!!(휴~ 살았다) 러시아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 화장실 찾기도 전에 똥을 쌌을 지도 모른다.

 

 

 

 

키예프 셰브첸코 국립 대학교

 

 

 

 

 간신히 급한 일을 해결하고 여유롭게 흐레샤칙 거리로 가는 길목을 둘러보고 있는데 이놈의 장이 또다시 말썽을 일으켰다. 더는 견디지 못하고 다시 세브첸코 공원 공중화장실로 돌아가서 2grv를 더 내고 화장실에 다시 재진입!!! 나 도대체 뭘 먹었길래 이날따라 장이 말썽을 부리고 괄약근이 요동을 치는거지?ㅠㅠ 그나마 화장실 사용료가 1회에 2grv(약 280원)이란게 천만다행이었다. 프랑스였다면 화장실 사용료에 엄청난 돈을 날렸을지도 모른다.ㅠㅠ(프랑스는 화장실 1회사용료가 약 €2에 사용시간도 30분이내로 제한되어있음.ㅠㅠ)

 

 간신히 장을 다 비우고 다시 대학로부터 시작하여 길을 올라갔다. 길을 쭉 걷다보니 먼저 나온 곳은 파란색과 노란색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블라디미르 성당이었다. 먼저 블라디미르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였지만 3년전과 똑같이 내부는 볼거리가 별로 없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성당을 방문한 사람들은 성부 성자 성령을 뜻하는 손짓을 한 뒤 조용히 나갔다.

 

 

 

블라디미르(볼로디미르) 성당

 

 

 

 그다음 간 곳은 황금의 문. 그 건너편에는 대한민국 대사관이 있었다. 마침 경찰 한명이 거리를 지나다니고 있었다.

 '오호~ 나 검문하려고? 할테면 해봐 이새끼야! 저기 저쪽에 우리 대사관 있다! 넌 이자리에서 날 검문하면 좆되는거야!ㅋㅋㅋㅋ'

 

 

 

 

황금의 문

 

 

 

 이상하게도 르비프에서나, 키예프에서나, 길거리를 순찰하는 경찰은 많이 봐왔는데 지금까지 나를 검문하려는 경찰은 단 한명도 없었다. 왜지? 내가 일본인같이 보여서 그런건가?

 

 계속 올라가보니 내가 여태 보지 못했던 화려한 성당들이 나타났다. 녹색지붕의 성 소피아 성당, 성 소피아 성당 앞의 말탄 사람의 동상, 그리고 저 먼 쪽에는 금빛지붕과 파란색이 조화를 이루는 성 미하일로프스키 성당이 있었다. 가까이 가서 동상을 확인해보니 5grv 지폐에 나오는 보그단 흐멜니츠키였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무슨 일을 했을까?

 

 

 

 

보그단 흐멜니츠키

 

 

 

 안나를 만나기 앞서 소피아 성당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관람시간은 대략 한시간이 넘어갔고 안나와의 약속시간은 약 두시간 정도 남은 상태였다. 지금 소피아 성당에 들어가면 안나를 제때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다음날에 관람하기로 하고 일단은 서커스장 쪽으로 다시 가기로 했다.

 

 

 

 

성 소피아 성당

 

미하일로프스키 성당

 

 

 

 

 거리를 쏘다니다보니, 어느덧 시계는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점심도 부실하게 먹었는지라 배가 무척 고팠다. 일단 시중에 있는 현금을 확인해보려고 지갑을 꺼내봤는데..., 아뿔싸!!!! 지금까지 잘 갖고 있었단 씨티은행 현금카드를 분실해버렸다!! 젠장할!!! 생각을 해보니 우크라이나 백화점에 있는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한 뒤 카드를 뽑는 것을 깜빡했던 것이었다. 급한대로 다시 우크라이나 백화점으로 가서 ATM기 주변을 살펴봤는데 그 현금카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지금 시중에 남은 카드는 비상용으로 쓰는 하나은행 카드와 씨티은행 국제체크카드. 일단 아쉬운대로 분실한 국제현금카드는 잊기로 하고 일단은 사이다 한 캔 사서 목을 축였다. 다시 우크라이나 백화점 주변을 둘러보는데 아니 웬걸, 머리를 빡빡민 집단이 ATM기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 그들이 말로만 듣던 스킨헤드?????? 눈에 띄이면 좆되겠다 싶어서 일단은 신속히 자리를 피해서 서커스장으로 건너갔다. 다행히도 그들은 나를 보지 못한 모양이지만 그들과 마주칠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수명이 단축될 것만 같았다.

 

 서커스장 주변은 썰렁했다. 3년 전엔 꼬맹이들을 위한 미니놀이동산이 있었는데 그 미니놀이동산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무엇보다도 안나와의 끈끈한 인연을 만들어준 그 집없는 개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그녀석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죽지만 않았음 하는 바람인데...

 

 시간이 되자 저 멀리서 낯익은 여자애 한명이 서커스장으로 다가왔다. 안나였다. 3년 전보다 훨씬 스타일리쉬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녀가 나타나자마자 그녀의 폼으로 달려가서 안겼다. 그녀와 만난 대로 나는 그녀와 키예프 나들이를 시작했다.

 

 "잘 지냈니?"

 "그럼~ 키예프에 언제도착했어?"

 "어젯밤에 도착했어. 르비프에서 기차타고 왔어"

 "그랬구나, 일단 내가 잘 알고 있는 명소가 있는데 거기로 한번 가볼래?"

 "좋아! 그럼 안내 부탁할게~ ;)"

 

 일단은 안나를 만남으로써 어느정도 안심이 되었다. 이걸로써 스킨헤드에게 공격당할 확률은 줄어들게 됐다. ㅋㅋㅋㅋ

 

 "참, 나 너한테 줄 게 있는데"

 "어, 뭔데?"

 "잠깐만 기다려봐~ 짠! 일단 받아, 이거 컵 받치는데 쓰는 컵받침대야^^"

 안나에게 준 컵받침대는 수원 화성행궁에서 구입한 빨간,노란,파란색이 어우러진 전통 삼색의 받침대였다.

 "우와, 이쁘다! 고마워, 나 이거 잘쓸게 :)"

 "아직 좋아하긴 일러~ 너한테 줄 선물이 더 있어, 그건 이따가 줄게"

 "음, 뭔지 궁금한걸?"

 

 안나를 따라 한참을 올라갔을까, 먼저 꼬마애들이 자주 놀러갈듯한 놀이터가 나왔다.

 "이 놀이터는 키예프에서 유명한 곳이야"

 "그래? 신기하다~"

 "그리고 이 놀이터에서 키예프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어때? 아름답지?"

 "그러게말이야~ 나 사진좀 찍을게 ㅋㅋ"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고프다 ㅋㅋㅋ

 

 

 

 

 "그리고 여기서 좀 더 쭉 올라가면 안드레이 성당이 나오는데 여기서 시내를 바라보는 것보다 더 멋있을거야, 가자"

 "오케이! 가보자!"

 

 조금 더 걸어서 갔더니 주변에는 기념품 가게가 널려있었고 안드레이 성당이라고 불리우는 녹색지붕의 성당이 나왔다. 이곳이 S씨가 언급했던 기념품거리였다. 성당자체는 볼거리가 그닥 없었는데 그 성당에서 바라본 키예프의 전경, 그리고 석양이 지는 드네프로 강변은 아름다웠다. 아마도 수많은 연인들이 이 언덕에서 사랑의 고백을 하지 않았을까...? 만약 안나가 싱글상태였다면 그곳에서 달달한 연애질을 했을텐데...

 

 

 

 

안드레이 언덕에서 바라본 드네프로 강변

 

 

 

 안드레이 언덕에서 내려와서 좌측으로 꺾었더니 아까 낮에 갔던 그 성당들이 보였다. 파란교회 미하일로프스키 성당과 성 소피아 성당이었다.(소피아 소피아 하니까 르비프의 소피아가 생각나네?ㅋㅋ 걘 지금 뭐하고 있을라나~)

 잠시 미술용품을 보러 간 뒤,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아참, 나 하마터면 이걸 못줄 뻔했네~ 잠시만~"

 "응, 무슨선물일까?"

 "짠! 이 커플 열쇠고리는 너랑 니 남편을 위한 선물이야"

 "이쁘다!!"

 "잠깐 핸드폰좀 줘볼래? 내가 끼워줄게~"

 "고마워, 이거 잘 가질게~:)"

 "그리고 이건 벨기에에서 가져온 초콜렛!"

 "와~ 맛있게생겼다!+_+"

 "나 이거 브뤼셀에서 힘들게 사서 널 위해 가져온거야"

 "정말 고마워! 잘먹을게! :)"

 "참, 나 여행다니면서 찍었던 사진들 보여줄게"

 "그래, 어디한번 보자"

 안나는 네덜란드 사진부터 사진을 찬찬히 보았다.

 "와우! 스위스, 죽여준다!"

 "덕분에 눈 정화 잘 하고 왔어 ㅋㅋ 너도 가고싶지?"

 "응, 나 이런곳을 너무나도 좋아해"

 "다만 물가가 좀 비싸서 여행비가 꽤 거덜나긴 했지만...ㅠ"

 "그래도 가고싶어지는걸?"

 "기회가 되면 한번 꼭 가봐"

 "어, 베네치아다! 나 거기 전에 간 적 있었는데"

 "알아, vk에서 니사진 꽤 봤어, 근데 거기 너무 더웠어ㅠㅠ"

 "아 그래? 그래도 재밌게 놀았잖아"

 "그렇지, 곤돌라도 타고, 배도 많이타고 ㅋㅋ 좋은 추억 많이 만들었어"

 "그렇구나, 지금까지 어딜어딜 다녀온거야?"

 "네덜란드,벨기에,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폴란드,그리고 여기 이런식으로~ㅋ 그리고 나 다음주면 중국으로가"

 "여행 많이다니는구나"

 "응, 아, 잠깐만 사진찍어줄게~ 포즈좀 취해줄래?"

 

 

 

 

필자의 외국인 절친 안나

 

 

 

 식사를 다 마치고 우리 둘은 각자 집으로 향했다. 안나는 호스텔 가는 길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가다가 다시 셰브첸코 국립대학을 지나게 됐는데 건물은 홍등으로 둘러싸져 있었고 낮보다 더 강한 빨간 빛을 내고 있었다. 셰브첸코 대학교는 '붉은색'이 대명사였다. 셰브첸코 대학을 지나자 호스텔로 가는 길목이 나왔다.

 

 "나 이제 돌아가봐야되"

 "그렇구나, 오늘 다시보게되서 반가웠고 시간내줘서 고마워"

 "남은 여행 잘 하길 바래!"

 "알았어^^ 참, 다음주중에 시간되면 한번 더 보자"

 "그래"

 안나와 진한 포옹을 하고 양볼에 입을 맞춘 뒤 호스텔로 돌아갔다.

 

 카톡을 확인해보니 K군과 쩌쳰에게 연락이 와있었다.

 쩌쳰은 내가 베이징에 올 즈음에 회사에 감사가 있어서 시간 내 주기 힘들다고 했다.ㅠㅠ 그리고 K군은 첫 비행날짜가 9월 20일쯤 될거라면서 만나기 힘들것 같다, 그리고 첫 비행기간동안은 자유의 몸이 아니라면서 베이징에 있어도 만나기 힘들거란 양해를 구했다. 결국 쩌쳰과의 약속은 파토나버리고 K군과의 약속도 파토직전까지 가게 됐구나...ㅠㅠ 그리고 이리나는 애 돌보기에 바빴던 모양인지 아직 내 연락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렇게 이리나와의 일정도 파토나버리게 되는 것인가...?ㅠㅠ

 

 일단은 셋 다 파토났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나마 이날 한번이라도 안나를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안나, 고마워! 널 다시 또 보고 싶지만 이렇게 재회한것만도 어디야~ 기약은 없겠지만 언젠가 널 다시 보러 키예프에 꼭 또다시 놀러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