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좀 뒤척이다가 잠을 깼을때의 시각은 아직 오전 6시 10분이었다. 마음같아서는 더 자고 싶었지만 또 헤매게 될 것이 분명해서 과감히 일어나서 몸을 씻었다.
몸을 씻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히터기 위에 있던 젖은 물건 및 옷은 이제 다 말랐고 새벽창밖은 아직도 어두컴컴했다. 일단은 풀어뒀던 짐 전부다 싸고 정리했다. 그런데 갑자기 사진찍고픈 충동이 갑자기 밀려든다. 충전된 배터리를 카메라 안에다 장착하고 사진촬영에 나섰다.
본인이 숙박했던 크리스쳔 셸터의 내부 모습
책이 꽃힌 곳에는 분명 한국어로 된 기독교 서적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와서 마당을 바라보았다. 이제 7시가 다되어 가는데도 창밖은 아직 어두컴컴했다. 또다시 사진 찍고픈 충동이 밀려든다.
이제 짐을 싸고 체크아웃하러 카운터로 내려갔다. 카운터에서는 스포츠형 머리의 직원이 한창 QT중이었다. 그 직원에게 €10를 돌려받고 아침식사를 제공받았다. 아침식사는 오렌지쥬스와 치즈가 들어있는 식빵 2개였다. 일단은 호스텔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나가기로 했다. 먹는 와중에 호스텔 이용객들이 몇명 지나가는데 본인을 볼 때 마다 밝은모습으로 저마다 인사를 해 주었다. 그야말로 이 호스텔은 축복과 은혜가 넘쳐나는 기독교인의 피난처였던 것이다(일단 필자가 기독교인라는 것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당 호스텔은 홍등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었는데 마약과 매춘이라는 죄악이 허용되는 곳 가운데서 Christian Shelter를 통한 복음화는 자연히 이뤄져가고 있었다.
자, 이젠 아침식사 해결은 다 했고 ㅋㅋ 이대로 체크아웃하고 나가기엔 너무나도 아쉬웠다. 그래서 또 사진으로 방정을 떨고 ㅋㅋㅋ
Christian Shelter(the Shelter City) 직원들의 모습
다들 은혜가 넘치는 얼굴을 하고있다.
본인은 그들에게 "God bless you"를 외치며 축복해주며 떠났고 그들 또한 본인이 떠나는 길에 앞서 축복받으라는 은혜스런 말을 한마디씩 해주었다. 자, 이젠 스키폴공항으로 고고씽~!!
길을 나오면서 보이는 곳마다 사진촬영을 또 했다. 이젠 사진촬영이 완전 버릇이 되어버렸다.
이른 아침의 홍등가 주변
비 내려서 그런지 분위기가 적막했다.
한 10분정도 걸었을 때 웬 역같은 곳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봤다. 지나가던 행인의 답변을 들었을 때 본인은 정신히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본인은 여기서 내 자신이 얼마나 심한 길치인지 그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때 시각은 아직 오전 8시 30분이었다.
강가에서 잘 놀고있는 오리 몇마리...
금잔디가 수영연습 할 때 구준표가 중간에서 오리를 풀어놓는 모습이 생각나는 이유가 뭐지?;
좀 더 관광하고 싶었지만 밖은 좀 추운데다가 비는 또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게다가 공항엔 적어도 출국하기 2시간 전에 도착해야 하니까 일단은 전철타고 스키폴공항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쥐둘기들은 역 안에까지 들어와서 막 싸돌아다닌다.
뭐 일단 스키폴 공항엔 도착을 했고... 근데 WTC가 씌여진 네온싸인이 있어서 신기해서 그곳에 들어가봤다.
들어가봤는데 주변을 살펴보니 그곳은 게이트로 가는 길이 아니라 고급호텔이었다. 순간 살짝 민망했다.
안내원의 안내를 받고 다시 스키폴 공항으로 가긴 갔는데...(이놈의 길치의 근성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난거냐...-_-)
이번엔 제대로 들어가서 공항주변을 좀 둘러보다가 더이상 볼 것이 없다고 느끼고 매고 있던 배낭을 수하물로 부치고 출국심사대로 갔다. 들어가서도 면세점 구경하는 것 이외엔 할 짓이 별로 없었다. 좀 돌아다니다가 비행기 사진 좀 찍어주고...
이란항공과 에어아스타나(카자흐스탄 국적기)
그러다가 지정된 게이트로 가고...
지정된 게이트로 가는 길에는 인터넷 카페도 있었다. 근데 거기는 한국과는 달리 돈 넣고 해야했다.-_- 역시 인터넷부문에서는 한국이 최고여~! 인터넷 속도도 빠르고, 무료로 할 수 있는 곳이 많고...
마침 게이트에 본인과 또래로 보이는 여자 한 명이 보였다. 한 번 작업 좀 걸어볼까...ㅋㅋ
에스컬레이터와 비슷한 것을 타고 가는데 마침 그 여자의 가방에서 뭔가 떨어져 나갔다. 본인은 상태를 살펴 본 다음에 떨어져 나간 것을 주워주고 작업에 들어갔다. ㅋㅋ 그 처자의 출신국가는 스페인, 근데 그 처자는 담배 필 장소를 찾고 있었다고 한다.-_-;
유럽여자들은 한국여자와는 달리 사람들 많은 곳에서도 의식없이 대놓고 당당하게 담배를 핀다.
일단은 사진 좀 몇방 찍어주시고~
지정된 게이트로 갔는데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 중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50대로 보이는 동양인 한 명도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한국인이냐고 물어봤는데 한국인 맞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 아저씨가 우크라이나에 비즈니스를 하러 온 사람인 줄 알았다. 그래서 한국말로 말을 걸어봤는데..... 아니나다를까, 한국인이라지만 그 아저씨는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몰랐다. 그렇다, 그 아저씨는 우크라이나 국적의 고려인이었던 것이다. 또 주변을 살펴봤는데 본인의 교회여자친구(연인 아님-_-)와 닮은 우크라이나 여자도 보였다. 키 크고 코 높고 길게 늘어뜨린 머리의 모습이 완전 내 교회여자친구의 모습과 비슷하게 생겼다. ㅋㅋ 그 여자에게도 말을 걸어보고 사진을 한번 찍어보고 싶었지만 인상이 좀 차가웠고 그 여자가 좀 기분나빠할까봐 차마 사진촬영을 하지는 못했다...ㅠㅠ(이래저래 소심한 본인....ㅠ)
주변을 둘러보니 동양인은 본인과 그 고려인 아저씨 두 명 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전부 서양인들 ㄷㄷ;
시간이 지나서 이제 보딩(Boarding)할 때가 왔다. 보안검색을 받고 비행기를 타려는데 갑자기 보안직원이 본인의 여권을 보더니 비자 준비했냐고 물어본 것이었다. 본인은 비자는 없지만 보여줄 게 있다고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한국-우크라이나간 무사증 각서를 꺼내려고 했는데 그 문서를 꺼내기 전에 벌써 확인이 됐는지 통과시켜줬다.
여기서 잠깐!!
한국인은 우크라이나에 관광 목적으로 갈 경우, 최대 90일동안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인이 한국에 오려면 초청장과 비자를 발급받고 와야한다!
똑같은 KLM항공기라지만 키예프로 가는 항공기는 한국에서 오는 항공기와 달리 크기가 작았고 시설도 좀 부실했다.-_-
얼마 뒤 비행기는 키예프를 향해 이륙하기 시작했다.
잘있거라, 네덜란드여, 내가 10일뒤에 다시 널 찾으러간다!!
근데 본인의 앞좌석에는 머리를 빡빡 및 청년 한 명이 타고 있었다. 혹시 그가 말로만 들었던 스킨헤드가 아닐까...ㄷㄷ;
비행기 타고가는 내내 오금이 저렸다 ㄷㄷㄷㄷ;;
이게 얼마만에 보는 마른 하늘인가...+_+
얼마 뒤에 기내식이 나왔다. 기내식은 음료수, 빵 한조각, 과일샐러드, 쿠키
비행시간이 약 4시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간식만 가져다 준 듯...
이게 점심식사라고 가정한다면 상당히 부실한 점심식사다.-_-
착륙 1시간을 앞두고 스튜어드와 스튜어디스들이 입국카드를 나눠줬다.
입국수속... 예전에 선교갔을땐 인솔자 및 영어능통자들이 알아서 다 했었는데 혼자 알아서 해야하는 상황이 현실로 닥쳐왔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항공기는 어느 덧 키예프에 거의 다와간다.
드디어 우크라이나 키예프 보리스필 공항에 도착했다.
우크라이나 입국심사대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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