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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ggis Khaan Power Trips/2013 속성여행(동유럽+대만)

수업 땡땡이치고 떠난 나쁜 해외여행(헝가리 부다페스트 편 2)

 

 

 

 

 정신없이 자다 깨어보니 10시를 넘겼다.

 이날 오전은 테러하우스를 견학하고 안드라시 거리를 따라 성 이슈트반 성당을 거쳐서 바르 언덕, 부다 왕궁을 가기로 했다.

 

 

 이 날의 부다페스트 날씨는 비올락 말락 하는 우중충한 날씨였다.

 아침은 콜라 한캔과 피자 한조각으로 때웠다.

 피자 한조각은 현지화로 꼴랑 200ft였는데 가격에 대비하여 양이 상당히 푸짐했다.

 

 

 간단한 식사를 끝마치고 안드라시 거리를 따라 테러하우스로 갔다.

 지붕에는 로마자로 'TERROR'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안에 입성했다.

 입장료는 국제학생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00ft였다.ㅠㅠ

 나이가 만 26살을 넘어버렸기 때문이다.(만 26세 이하는 반값)

 우쒸~ 그놈의 나이가 뭐길래~ㅠㅠ

 이럴땐 나이를 많이먹은게 참 서러웠다.

 

 

 

 

 

 

 

 

 안에 입성했더니 통로같은게 나왔다.

 그 통로를 지나고 보니 사진과 같이 난간이 있었고

 밑에는 탱크 한대가 전시되어있었다.

 탱크 뒤에는 당시 나치와 소련 공산당들에게 죽어간 희생자들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방으로 들어가보니 각종 영상, 당시 시대를 풍자하는 듯한 그림들 등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계속 쭉 둘러보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에는 지하감옥이 있었다.

 그렇다, 희생자들은 그 지하감옥에서 투옥되다가 하나하나 죽어간 것이었다.

 안그래도 날씨는 우울한데

 테러하우스의 우울한 분위기는 부다페스트의 우울함을 한층 더냈다.

 

 

 지하감옥을 빠져나오니 어느덧 출구에 다다랐다.

 뭐지? 난 아직 3층을 구경하지 못했는데...ㅠㅠ

 이대로 싱겁게 나오기 싫어서 3층을 좀 둘러보다 나오기로 했다.

 

 

 3층에는 소련 공산당들에 대한 것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러시아어로 된 문구가 새겨진 것도 있었는데

 직접 번역을 해보니 소련 공산당에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해야된다, 이정도였다.

 

 

 테러하우스를 다 구경하고 나니 얼추 12시 30분을 좀 넘겼다.

 나오는대로 안드라시 거리를 따라 성 이슈트반 성당까지 쭉 걸어갔다.

 

 

 

 

 

 

 희생자들의 사진은 테러하우스 건물 밖에도 전시되어 있었다.

 

 

 수십분 정도 안드라시 대로를 쭉 걸으니 성 이슈트반 성당이 보였다.

 그 성당은 전날밤 밝은 광채를 내어 내게 최고의 야경작품을 선물해주었다.

 

 

 

 

 

 

 

 

 성 이슈트반 성당에 들어가기 앞서 200ft를 헌금함에 넣었다.

 입장료라고 생각하지 뭐 ㅋ

 

 

 성 이슈트반 성당은 엄숙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분위기도 굉장히 웅장했다.

 잠시 10분동안 예배당에 앉아서 머릿속을 좀 힐링하다 가기로 했다.

 

 

 성 이슈트반 성당을 나오니 슬슬 점심먹을 시간이 되었다.

 오늘의 점심은 펄러친터 몇개!

 일단은 세체니 다리를 통해 부다지구로 건너갔다.

 

 

 근데 그 펄러친터 전문점은 대로변에 있지 않은지라 아무리 찾아봐도 쉽사리 찾혀지지가 않았다.ㅠ

 또다시 길치근성을 발휘하여 헤매게 되는 나.ㅠㅠ

 이놈의 길치끼는 정말 어쩔수 없단말야~ㅠ

 

 

 헤매는 길에는 한식당도 볼 수 있었다.

 메뉴는 여러가지로 다양했다.

 근데 그나마 싸다는 김밥조차도 우리돈으로 약 7~8천원을 호가했다.

 굳이 먼나라까지 와서 비싼돈내고 한국음식을 먹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여기와서도 한국음식을 찾는다면 난 여행할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대충 한시간가량을 헤맸을까...

 겨우 펄러친터 전문점을 찾았다.

 오, 할렐루야!!!

 

 

 

 

 

 

 

 

 펄러친터의 한개당 가격은 평균적으로 200ft정도였다.

 나는 다섯종류의 펄러친터를 주문했다.

 이정도면 저녁 안먹고도 버틸 수 있겠는걸~ㅎㅎㅎㅎ

 

 

 

 

 

 펄러친터 다섯개와 스프라이트 한캔을 먹으니 배는 금세 채워졌다.

 천천히 소화시키면서 바르 언덕으로 향했다.

 올라갈 땐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올라갔다.

 케이블카는 벽에 설치된 레일을 타면서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마침 바르 언덕 광장에서는 군인들이 군무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관중들 사이엔 폴란드에서 온 해군들도 있었다.

 오호라! 타이밍이 제대로 맞아떨어졌군!ㅋㅋㅋㅋ

 

 

 

 

 

 그들의 군무는 호쾌하면서도 멋졌다.

 군악이 흘러나오면서도 중간에 댄스곡이 나오기도 했다.

 히야~ 이거 참 독특하네~ㅋㅋㅋ


http://youtu.be/2D9M0qq9Eag

 

 

 군무가 끝나고 몇몇 관광객들은 군인들과 사진찍기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나도 사진을 같이 찍으려 했는데 군인들은 나를 인식 못했는지 그대로 갈길을 가고 있었다.ㅠ

 이대로 힘빠진 걸음으로 초소쪽으로 갔는데 초소쪽에도 군인들이 폴란드 해군들과 모여있었다.

 

 

 

 

 

 

 

 

 겁도 없이 군인들이 단체사진 찍는데 쪼르르 들어가서 같이 찍었다.

 역시 이 또라이 근성은 알아줘야 한다니깐!ㅋㅋㅋ

 

 

 바르 언덕에서 바라본 페스트 지구의 전경과 세체니 다리는 장관을 이루었다.

 

 

 

 

 

 이쪽은 페스트 지구

 

 

 

 

 

 이쪽은 부다지구다.

 

 

 부다지구는 딱히 볼만한 거리들이 많지 않아보였다.

 그리고 그다음은 왕궁으로 들어갔다.

 

 

 

 

 

 

 부다왕궁도 우아한 편이었고 나름 볼만했다.

 역시나 데이트하기엔 좋은 장소지만

 지난번에 갔던 잘츠부르크의 미라벨 정원에 비해 큰 감흥은 오지 않았다.

 

 

 

 

 

 그래도 도나우 강변풍경은 나를 시원하게 해줬다.

 

 

 

 안녕, 냥이야!^^ 넌 누구니?ㅋ

 

 

 

 

 바르 언덕을 상징하는 독수리

 

 

 내려갈 땐 도보로 내려가기로 했다.

 케이블카는 한 번 탈때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으어~ 허리 휠뻔했네 ㅋㅋ

 

 

 얼마나 내려왔을까, 밑에는 아찔한 전망대가 보였다.

 페스트 지구에서 세체니 다리에서 바라봤을 때 그 터널 위였다.

 자, 한번 가볼까~ㅋㅋㅋ

 

 

 

 

 

 세체니 다리는 바르 언덕에서 찍었을 때 보다 더 이쁘게 나왔다.

 

 

 바르에서 감상을 다 마치고 기념품을 사러 바치거리로 갔다.

 그런데 이놈의 길치근성은 다시 발동했다.

 바치거리는 아무리 쑤시고 찾아봐도 나올생각을 하질 않았다.ㅠ

 그래도 수업 띵까먹으면서까지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차분히 지도를 살피면서 찾았더니 겨우 바치거리를 찾을 수 있었다.

 

 

 

 

 

 부다페스트에서는 고추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와인백화점으로 가서 일명 '황소의 피'라고 하는 에게르 비카베르(Eger Bikaver)도 질렀다.

 와인매니아 P군이 이걸 보면 꽤나 좋아하겠지?ㅎㅎㅎㅎㅎ

 

 

 

 

 

 이것이 바로 황소의 피 '에게르 비카베르'올시다!ㅋㅋㅋㅋ

 

 

 기념품을 다 지른대로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도중에 배가 고파졌다.

 저녁은 케밥으로 간단히 때우기로 했다.

 

 

 케밥파는 아저씨는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춤을 보여달랜다 ㅋㅋㅋㅋ

 나는 어설프게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춤을 선보였고

 신이 난 케밥아저씨는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했다.

 나 이거 팁받아야 되는거 아님?ㅋㅋㅋㅋ

 

 

 대략 8시쯤 되어서 숙소에 돌아왔다.

 해는 아직 넘어가지 않았다.

 역시 유럽은 이게 일품이었다.ㅋㅋㅋㅋ

 체력을 거의 다 소진해 버린 나는 침대에 누우면서 카톡질을 하며 나름대로 체력을 회복하고 있었다.

 

 

 밤 10시쯤 됐을까, 스탭들이 게임 같이하자고 권했다.

 게임은 진행자가 한텀에 한번씩 바껴지는 식이었고

 진행자는 질문을 제시하고 참여자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답중에서 적당한 답을 찾아 내놓는 방식이었다.

 진행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동떨어진 대답을 한 사람에게 벌칙을 부여하는 룰이었다.

 벌칙은 보드카 원샷!!ㅋㅋㅋㅋ

 그 자리에는 나의 룸메이트 디에구도 참여했다.

 게임중에 보드카 가장 많이 마신 사람은 아무래도 나였을것 같다.ㅋㅋㅋㅋ

 

 

 게임 중에 급친해진 D양에게 카톡으로 연락왔다.

 장난끼가 생긴 나는 게임참여자들에게 여친이 외국인과 사진찍은 모습을 보고싶어하니 사진찍자고 권했다.

 

 

 

 

 

 

 

 비록 피부색깔 말은 모두 틀려도 우리는 자랑스런 인간이다!ㅋㅋㅋㅋ

 

 

 어느 새 게임은 끝났고 여자스탭은 내게 클럽 갈것을 권했다.

 에너지를 충분히 회복한 나는 당연히 OK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비용은 4,000ft. ㅎㄷㄷㄷㄷ

 

 

 어쨌든 1차는 술집에서 술을 얌전히 마시다가 2차는 클럽으로 이동했다.

 클럽에서 놀기 앞서 또 장난끼가 발동하여 여자스탭과 러브샷 때리고 뽀뽀하려는데 입술이 살짝 촉촉해짐을 느꼈다. 키스인건가?

 이 관습을 내게 가르쳐준건 타냐였다. 타냐, 책임져!! 우씨!!ㅋㅋㅋㅋ

 

 

 적당히 마시다가 무대로 이동해서 섞여서 놀았다.

 이날은 적지 않은 현지인들을 꽤 볼 수 있었다.

 디에구는 무대 바로 옆편에서 사람들과 함께했다.

 이렇게, 나는 헝가리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광란의 밤을 또 보냈다.

 

 

 정신없이 놀다보니 하늘은 점차 밝아오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4시였다.

 이건 뭐 달려도 제대로 달렸다.

 숙소로 돌아와서 곤히 잠에들어버린 나.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숙면에 빠졌다.

 

 

 부다페스트는 치안이 그닥 나쁘진 않았다.

 영사부 홈페이지나 일부 여행책에는 헝가리가 치안이 그닥 안좋은 국가로 묘사되어있다.

 소매치기, 가짜경찰, 스킨헤드, 그리고 사기조직단 등등.

 물론 그런 일들이 사실이긴 하다.

 그런데 5월의 헝가리는 슬슬 사람들이 많아지는 철이니 그리 위험하진 않았다.

 현지인들과 똑같이 하고 다니고(외모까지 똑같이 하라는건 아니고 ㅎㅎ) 튀어보이지만 않으면 그들에게 당할 확률이 적어진다.

 

 

 절친 D군의 한마디가 생각났다.

 '그나라를 안전하게 여행하고 싶으면 현지인이 되어라, 이게 내 여행모토야!'